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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걸림돌’ 인식땐… 몰래 주던 석유부터 끊을수도

입력 | 2016-10-24 03:00:00

[머리 위의 북핵 대응전략 바꾸자]北 생사 결정권 쥔 中
난민-망명 허용땐 北정권 치명타… 위안화 사용 제한도 강력한 위력




 시진핑(習近평) 중국 국가주석은 자신이 집권한 직후인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친중파인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처형하자 지금까지 김정은을 만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북한 핵개발 저지에 대한 분명한 의지 역시 보여주지 않고 있다.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요청에도 북한 붕괴를 우려하며 미온적인 제재로 일관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 중국 내부 소식통은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강한 진동이나 방사성물질의 유입, 방사능 관련 사고 등으로 실제로 중국에서 인명 피해가 나고 재산상의 손실을 입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그치는 지금과는 다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발동 등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가 중국의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북한의 핵기술이 분리독립주의자의 손에 들어가는 등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제사회의 압력뿐만 아니라 내부 여론과 반발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게 될 경우 중국은 북한 정권의 생존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 축소나 단절이다. 중국 공식 해관(세관) 자료로만 보면 2013년 이후 대북(對北) 원유 수출은 ‘0’다. 통계상으론 한 방울도 수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양에서는 자동차가 늘어 교통 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북한은 석유의 거의 전부를 중국으로부터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한 달에 최소 4만 t의 석유를 단둥(丹東)의 ‘바싼(八三) 저유소’를 통해 북한에 공급하고 있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중국이 난민이나 정치적 망명 등을 허용하며 국경 폐쇄 정책을 바꾸는 것도 북한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중국은 1998년 체결한 ‘중조(中朝)국경의정서’에 따라 탈북자를 ‘월경 불법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체포해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는 정치적 난민으로 인정해 줄 것을 중국에 요구하고 있다. 북-중은 육지 45km, 두만강과 압록강을 합쳐 1289km 등 1334km의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

 북-중 양국 간 무역 및 인적 교류, 특히 중국 금융시스템 이용 등에 제한을 가하는 것도 중국이 쥐고 있는 카드다. 북한은 대외 교역의 90% 이상을 중국과 하고 있다. 북한 내 일상용품의 90%가 중국산으로 중국 화폐인 위안화 사용이 일반화될 정도로 경제 종속도가 높은 편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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