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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 무례하고 오만” 노벨상 선정위원 분통

입력 | 2016-10-24 03:00:00

선정이후 계속된 침묵에 공개비난… 한림원 “수상자 판단에 맡겨” 진화




 미국의 가수 겸 시인인 밥 딜런(75)이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열흘이 되도록 수상 소감조차 내놓지 않으며 철저히 ‘무(無)대응’으로 일관하자 한 노벨상 선정위원이 “무례하고 오만하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22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 문학상 선정위원인 스웨덴 작가 페르 베스트베리(83)는 전날 스웨덴 공영방송 SVT 인터뷰에서 “딜런의 대응은 무례하고 오만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상자가 이렇게 침묵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위원회도 이제 그에게 연락하지 않기로 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딜런은 13일 수상자로 선정된 뒤 한 줄 소감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한림원은 12월 10일 시상식을 앞두고 딜런 측과 접촉했지만 참석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20일 딜런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새 가사집 관련 글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문구가 첨부돼 언론들이 이를 보도하자 바로 해당 문구가 삭제됐다. 13일 딜런의 미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때 마지막 곡 제목이 ‘왜 지금 나를 바꾸려 하나’였던 것이 알려지며 딜런이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노래로 내비쳤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림원은 베스트베리의 비판에 대해 “사견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한림원은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전적으로 당사자의 판단에 맡겨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가수인 딜런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 달갑지 않은 문학계는 내심 이런 상황을 즐기는 분위기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