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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장현식의 패기 vs LG 류제국의 노련미

입력 | 2016-10-24 03:00:00

24일 PO 3차전 신예-베테랑 선발대결
장현식, 중간계투 주로 활약 LG엔 강해… 류제국, 준PO 2이닝만 뛰어 체력 건재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선발투수의 짠물 투구다.

 1, 2차전을 치르면서 양 팀 선발들이 내준 점수가 4점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상대 타선을 꽁꽁 틀어막고 있는 것. 특히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NC 스튜어트(30)는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이 0.27밖에 되지 않는다. 약 4이닝당 1명만 출루했다는 이야기다. 선발투수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양 팀 타자들의 타격 감각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도 누가 선발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방에서 2승을 챙기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NC의 김경문 감독(58)은 올 시즌 중간계투로 주로 뛴 장현식(21)을 선발로 선택했다. 팀의 3선발인 이재학이 승부조작 연루 의혹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운데, 올 시즌 11승을 따낸 최금강(27) 대신 장현식 카드를 꺼내든 건 의외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는 장현식의 좋은 막판 페이스가 영향을 미쳤다. 장현식은 9, 10월 8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1.48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LG 상대 전적에서도 최금강에게 앞선다. 올 시즌 장현식의 LG 상대 평균자책점은 1.69, 최금강은 4.05다.

 5선발 체제를 유지하는 정규시즌과 달리 3, 4선발 체제로 꾸려가는 가을야구에서 장현식처럼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선수가 선발투수로 나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잠실구장을 채운 상대 관중을 등지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일도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깜짝 신데렐라가 탄생하는 기회의 무대이기도 하다. 데뷔 시즌인 2007년 한국시리즈에 선발 등판해 두산 리오스(44·당시 22승)를 꺾고 팀에 승리를 안긴 SK 김광현(28)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시즌 3승 7패의 성적을 거뒀던 김광현은 이 경기를 계기로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로 거듭났다.

 반면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LG는 주장 류제국(33)에게 운명을 걸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류제국의 활약에 힘입어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류제국이 부진하긴 했지만 2이닝만 소화해 체력 부담이 크지 않았다는 것 또한 위안거리다. 안방 팬들의 응원 열기를 등에 업은 LG가 3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예기치 못한 쪽으로 시리즈가 전개될 수도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