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공격의 핵, 첫 경기서 왼손 골절 완치 최소 3,4개월… 이종현도 발 부상… 전자랜드 이어 삼성에도 져 2연패
프로농구 최고의 지략가인 ‘만수(萬手·만 가지 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핵심 선수이자 프로농구 최고 스타인 가드 양동근이 2016∼2017 KCC프로농구 첫 경기에서 큰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양동근은 22일 울산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안방경기 3쿼터에서 상대 선수의 돌파를 막다가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왼쪽 손목을 다쳤다. 3쿼터까지 56-58로 근소하게 지고 있던 모비스는 양동근이 빠진 4쿼터에 7득점에 그치면서 63-80으로 완패했다. 모비스 관계자는 “병원 검진 결과 양동근의 손목이 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울에서 다시 부상 부위를 검사한 뒤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모비스는 양동근이 건재한 가운데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국가대표 출신 센터 이종현을 뽑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모비스는 두 선수가 모두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시즌 초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비스는 “이종현은 발등 피로골절로 깁스를 하고 있는 상태다. 코트에 나서려면 두 달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양동근은 마땅한 백업 자원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선수다. 가드 이대성(상무)이 내년 초 제대할 때까지 4할 승률은 유지해야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려볼 텐데 이번 시즌 각 팀 전력이 평준화됐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23일 삼성과의 방문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체육관에 깁스를 하고 나타났다. 상대 팀 선수들도 양동근의 부상을 걱정했다. 과거 모비스에서 뛰었던 삼성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서툰 한국말로 양동근에게 “괜찮아요?”라고 묻기도 했다. 양동근은 “나는 농구를 99.9% 오른손으로 하기 때문에 왼손을 다친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하지만 어제처럼 고통이 심한 부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양동근이 빠진 모비스는 이날 삼성에 73-88로 지면서 2연패에 빠졌다. 공격과 수비 모두 조직력이 떨어진 모비스는 삼성 라틀리프(21득점 19리바운드)와 마이클 크레익(19득점)에게 40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반면 모비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네이트 밀러는 나란히 10득점에 그쳤다. 양동근을 대신해 출전한 모비스 가드 이지원은 5득점 4어시스트에 그쳤다. 유 감독은 “국내 선수들의 부상 속에 외국인 선수들까지 부진에 빠져 답답하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편 동부는 kt를 91-85로, LG는 KCC를 79-67로 꺾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