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국의 날’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중국처럼 자국의 이름을 건 페스티벌을 한국의 수도와 대도시에서 매년 정례적으로 벌이는 나라는 없다. 한중 수교 24년보다 수교 역사가 오랜 미국이나 일본도 그러지 않는다. 중국과 비슷한 수교 이력의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중국 어선이 한국의 영공과 영해를 침범하는 것도, 북한이 원인 제공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중국이 자지러지게 반발하는 것도 근접 이웃이기 때문이다.
‘간쑤(甘肅) 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기지에서 우주왕복선이 발사되었다. 장쩌민 국가주석이 선저우(神舟)라고 이름 붙인 우주선은 창정(長征) 미사일에 실려 궤도로 진입했다.’(동아일보 1999년 11월 22일자)
당시 무인우주선은 지금의 유인우주선과 이름이 같다. 그를 실어 보내는 로켓 이름도 발사기지도 지금과 같다. 17년이 지난 지금과 다른 것은 지도자의 이름뿐이다.
중국 최초의 유인우주선이 발사된 2003년에도 우주선과 로켓의 이름은 변함없었고 발사기지 역시 같았다. 지도자만 바뀌어 있었다. 당시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 인민이 세계 과학기술의 최고봉에 오르는 데 있어 중대한 역사적 의의”라고 대내외에 선언했다. 그 후로 13년이 지나 최신형 유인우주선이 발사된 지난주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우주강국 건설’을 새로이 강조했다.
중국의 우주 탐사 및 개발 계획은 그렇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중국공산당 창건 100년이 되는 2021년을 기점으로 우주정거장 완공 등 새로운 우주시대를 여는 중국의 꿈은 가시화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제 중국의 날이 오고 있는 것인가. 중국과 일본과 러시아, 근접한 이들 과학 초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은 언제까지 국내용 이전투구를 이어갈 것인가. 한국의 5년 후 청사진은 어떤 것인가.
박윤석 역사칼럼니스트·‘경성 모던타임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