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송식 (주)한우물 대표
강송식 한우물 대표는 평생 한 우물만 판 물 건강전도사다. 박해윤 기자
“이 정도면 나도 노벨상 받을 자격 있는 거 아닌가요?”
때마침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던 날이었다. ㈜한우물 강송식 대표가 불쑥 농을 치듯 노벨상 이야기를 꺼낸 데는 물론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가 공급해온 정수기 물을 마시고 건강을 되찾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으로까지 만들어져 나올 만큼 차고 넘치니 ‘좋은 물만 마셔도 건강해진다’는 그의 신념과 철학은 이미 세상에 입증되고도 남았으리라.
“친구들도 한우물 물을 마시는 친구와 안 마시는 친구가 확연히 구분돼요. 안색부터가 다르거든요.”
올해로 일흔 아홉. 그러나 친구들 사이에서 그는 꽤나 젊은 축에 속한다. 안색이 맑고 깨끗한 것은 물론 몸의 기운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건강하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의 일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묘사하는 총기는 웬만한 젊은이보다 낫다 싶을 정도다.
“한우물을 만나는 날은 복받은 날입니다.” 박해윤 기자
“‘현대의학은 죽었는가’라는 제목의 글이었어요. 현대의학으로 낫지 않는 병을 자연요법, 자연식으로 개선할 수 있다, 그런 얘기였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내 최고의 권위를 가진 서울대 의대 교수가 그런 말을 대놓고 하다니 궁금증이 일더군요. 어차피 더 이상 학교도 나갈 수 없고 병도 낫질 않고 있는 상황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를 찾아갔습니다. 그때 그가 권한 것이 자연식과 부항이었습니다. 그길로 부항기구를 사서 집으로 갔죠. 매일 부항을 뜨면서 자연식을 했습니다. 자연식이란 것이 별 것 없었어요. 스님이 먹는 것, 고기 안 먹고, 술 안 먹고, 화학조미료 안 쓰고 그렇게 한 20여 일 지나니까 몸이 달라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검사를 하러 갔는데 수치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거예요.”
그때부터 그는 건강전도사가 되었다. 다시 교편을 잡게 되었지만 곧 그만두었다. 영어는 누구나 가르칠 수 있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건강의 비법은 세상에 잘 알려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건강하게 사는 법을 찾아다니다 보니 그 근원이 되는 ‘물’과도 자연스레 마주하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다들 끓인 물을 마시고 있었잖아요. 생수 같은 걸 팔던 시절도 아니고 정수기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건강을 위해서는 끓인 물보다 생수가 좋다더라고요. 어느 정돈가 했더니 끓인 물을 식혀서 화초에 주면 화초가 죽고, 끓인 물을 식혀서 물고기를 담아두면 물고기가 죽더란 말이죠. 그래서 물을 연구하다 나보다 더 오래 물 연구를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죠.”
국내에는 개념조차 흔치 않던 ‘끓이지 않고 마실 수 있는 물’을 보급하기 위해 정수기를 개발한 그는 정수기를 구입한 지인들로부터 뜻밖의 감사 전화를 잇달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위가 좋지 않아 꾸준히 먹던 제산제를 끊게 되었다, 오랫동안 고생하던 관절염이 나았다, 병명도 가지가지, 하지만 병이 개선된 원인은 딱 하나, 그로부터 구입한 정수기 물을 먹고서부터라는 것이었다.
첫 정수기 개발 후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는 지금껏 다른 곳에 눈 한 번 돌리지 않고 ‘몸에 좋은 물’을 보급하는 일에만 몰두해왔다. 강산이 수차례 바뀌어 이제는 누구나 쉽게 마트에서 생수를 살 수 있고 집에서도 끓인 물보다는 정수기 물을 마시는 일이 흔해졌지만 그래도 그는 그 흔한 광고영업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오로지 입소문으로만 자신의 소신을 입증해왔다.
“초창기에 한우물 정수기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런저런 데서 제안이 들어왔어요. 어떤 유통회사에서는 우리는 만들어주기만 하면 되고 파는 건 자기네가 하겠다더라고요. 그러면서 단가 89만1000원짜리 정수기를 500만 원에 내놓겠다는 거야. 안 된다고 했더니 그러면 값을 낮춰 300만 원에 팔겠다기에 그만두라고 했어요. 있는 사람들에게는 별 거 아니겠지만 그렇게 되면 없는 사람들은 쓸 수가 없는 거거든.”
그는 시중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모조리 걸러내는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물은 증류수처럼 되어버릴 뿐 아니라 산성수가 된다. 결국 산성수를 돈 주고 사먹는 꼴이 된다는 얘기다.
건강 전도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고픈 그의 진심은 메르스와 같은 국가적 재난 사태가 발생했을 때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메르스 중점 병원 16곳에 매일 생수 100상자씩을 무상으로 지원한 것이다. 메르스와 같은 전염성 질환에는 물까지 오염의 위험이 있어 환자는 물론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도 개개인이 병입한 생수를 마셔야 하는데, 막상 접근의 위험성 때문에 업체들도 지원을 꺼려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무상지원을 거부했던 삼성의료원에서만 사망환자가 속출하는 등 문제가 불거져 그의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고 한다.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