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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경제]‘미르재단’ 때문에 속끓는 수자원공사, 왜?

입력 | 2016-10-25 03:00:00


 

김재영·경제부

요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미르재단’ 때문에 남몰래 속을 끓이고 있습니다. ‘수공이 미르재단과 모종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 때문입니다.

 소문은 올해 3월 수공이 내놓은 병입 수돗물(병에 담는 수돗물) 브랜드가 ‘미미르(Mimir)’로 정해지면서 시작됐습니다. ‘미미르’는 아름다움(美)과 미르(용의 우리말)를 합친 말입니다. 미르재단의 ‘미르’도 용입니다. 지난해 10월 미르재단이 출범한 뒤 5개월 만에 비슷한 이름의 브랜드를 내놓으니 둘 사이에 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겁니다.

 수공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수공은 2006년부터 영문명인 ‘K-water’라는 이름의 병입 수돗물을 생산했습니다. 국내외 재난지역에 비상 식수로 제공하고 각종 민관 행사장에선 수돗물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병입 수돗물을 업그레이드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우선 500mL의 병이 커서 낭비가 많다는 지적에 용량을 400mL로 줄였습니다. 접착제 등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라벨을 붙이고 병 디자인도 잡기 편하게 바꿨습니다.

 제품 업그레이드가 끝날 때쯤 브랜드도 보다 친근하고 세련되게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고, 외부 용역과 직원 선호도 조사 등을 거쳐 선정된 이름이 바로 ‘미미르’였습니다. 용은 동양에서 물의 신입니다. 중세 국어에선 ‘물’을 ‘믈’이라고 했는데 ‘믈’과 ‘미르’의 어원이 같다는 해석도 있다고 합니다. ‘미미르’는 북유럽 신화 속 지혜의 샘을 지키는 거인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수공 관계자는 “수돗물을 널리 홍보하려고 만든 브랜드가 괜한 논란에 휩싸여 안타깝다”며 “오해가 해소되지 않으면 브랜드를 다시 ‘K-water’로 환원할까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근거 없는 논란과 소문으로 애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이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으면 합니다.

김재영·경제부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