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29일부터 한국시리즈(KS) 1차전이다. 두산은 일본 미야자키 미니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준비는 거의 다했다. 남은 것은 하늘의 뜻이다. ‘93승 팀이 KS 우승을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찬사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올 법하다. ‘당연히 두산이 이길 것’이라는 시선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가장 김태형답게 거침없이 답했다. “다 우리가 이긴다고? 그럼 이기면 되지.”
두산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두산의 KS 우승 구상, 끝났다
김 감독은 24일 두산의 KS 선발 로테이션을 전부 공개했다. 1차전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맡고, 2차전 장원준, 3차전 마이클 보우덴, 4차전 유희관이 차례로 출격한다. 우투수~좌투수~우투수~좌투수 순서로 선발을 배열했다. 두산 ‘판타스틱 4’ 선발진의 승수를 합하면 70승에 달한다. 니퍼트가 22승, 보우덴이 18승, 유희관과 장원준이 15승씩을 거뒀다. 미야자키에 내린 비 탓에 22일 요미우리와의 평가전이 취소되며 장원준과 보우덴의 실전등판이 불발됐지만 개의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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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 나쁠 이유가 없다.”
김 감독은 태생적으로 ‘앓는 소리’를 잘 하지 않는다. 두산을 둘러싼 불안요소들을 굳이 끄집어내도 김 감독은 일축했다. 가령 ‘주력 야수진 중에서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고 찌르면 “경험이 없으니까 (겁 없이) 더 잘할 수 있다”고 받아쳤다.
선배 감독과 KS를 치러야할 심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선배와 후배가 붙으면 어디가 더 부담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민감한 질문이었을, MBC PD수첩에서 제기한 ‘승부조작 리스트’에 두산 선수가 있는 듯한 의혹 제기에 대해 김 감독은 “(근거로서 입증되지 않은) 그런 의혹에 왜 두산이 답해야 하나? 선수단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두산이 굳이 결백을 호소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픈 선수도 없다. 이제 결전의 시간만 기다리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