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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고성윤]선제타격론의 위험성에 대하여

입력 | 2016-10-25 03:00:00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북한 핵미사일에 대비한 우리 군의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에 이어 지금은 ‘대량응징보복(KMPR)’을 포함한 ‘3축’작전 개념까지 공개되었다. 작전계획 5015에 따라 한미 연합군이 선제타격 훈련을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민들은 불안하다. 한국과 미국 간 선제타격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혀 다를 수 있어서다. 미국 대선 양당 후보와 핵심 안보참모들은 북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하여 모든 ‘옵션’을 고려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서울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 역시 대북 군사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미국과 우리 정부는 서로 다른 개념의 선제타격론을 말하고 있다. 우리의 입장은 북한 핵미사일의 명확한 공격 징후 포착 시 선제타격 한다는 의미다. 반면에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능력을 예방 차원에서 제거한다는 작전 개념으로 보인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단기간의 전면전까지 상정하고 목표에 대한 ‘외과적’ 정밀공습 후 중국과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상태로 가겠다고 할 경우다.  매우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사전 협의 없이 미국이 예방 차원의 선제공격을 할까봐서 그렇다. 물론 국제법이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실제 수행하기엔 부담이 있으나, 북 핵미사일 위협이 인지되면 자위권 차원에서 선택 가능한 군사적 조치다. 2003년 3월 20일 대테러전 명분을 내세워 자위권 차원으로 중동에서 감행된 미국의 선제공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4년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공습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당시와는 달리 현재 북한의 핵무기는 명확한 위협이 되고 있다.

 선제타격론은 전쟁 억지 수단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희생을 고려치 않는 북폭(北爆) 정당화 개념이 되어선 안 된다. 차기 정부 외교팀이 우선 할 일은 대북 선제타격은 한미 협의를 통한다는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선제타격에 대한 합의를 핵우산 보장과 함께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문서화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인명 피해가 나고 경제는 회복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선제타격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할 때다.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