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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문재인, 北관련회의 실질 관장”

입력 | 2016-10-25 03:00:00

문재인의 ‘기억착오’ 주장 정면 반박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4일 자신의 회고록이 사실과 다르다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 북한대학원대학교를 통해 배포한 A4 용지 2장 분량의 문서에서 “문 전 대표가 ‘저자가 중대한 기억의 착오를 범했다’고 주장하기에 입장을 밝힌다”며 이같이 대응했다. 문 전 대표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전 장관은) 안보실장이 주재한 회의를 마치 제가 주재해 결론을 내린 것처럼 착오를 범했다. 다른 착오도 회고록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재반박이다.

 송 전 장관은 “당시 회의에서 백종천 안보실장은 회의 진행을 맡았고 의견 조정이 되지 않는 경우 문 비서실장이 주요 발언권을 행사했다. 문 실장은 그해(2007년) 8월부터 정상회담 준비는 물론이고 정상회담 후에도 주요 후속 조치에 대한 회의를 실질적으로 관장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보낸 서한(11월 16일)을 읽은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 날 문 실장에게 외교부 장관과 북한인권결의에 대해 다시 조정해 보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11월 16일 청와대 회의에서 이미 ‘기권’으로 결정돼 북한 의사를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송 전 장관은 “노 대통령이 16일자 서한을 읽고 다시 논의해 보라고 지시한 것은 최종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18일 청와대 회의에서도 ‘내가 장관 자리에 있는 한 기권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런 상황에서도 기권으로 결정하려면 장관을 경질한 후 (기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10년 전 일인 데다 자료가 없어 모든 일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면서도 “(송 전 장관이) 주장하는 시기 전에 기권 방침이 결정됐다는 점은 회고록에 나온 ‘이구동성으로 왜 이미 결정된 사항을 문제 삼느냐’는 기술로 이미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 전 장관은 “문 전 대표가 이날(북한의 회신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20일) 결정에 이르기까지 본인이 취한 조치에 대한 기억과 기록을 재차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 결과에 기초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정쟁의 종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이 발간된 직후 두 차례에 걸쳐 문 전 대표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도 24일 처음 공개했다. 그는 문 전 대표 측에 “2007년 당시 인권결의 찬성과 반대를 주장한 양측 모두 국가를 위한 충정에서 나온 만큼 역사에 맡기고 미래로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혀 문 전 대표 측에서 항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19일 이후 칩거했던 송 전 장관은 24일 학교에 출근하고 현안에 대해 보고서를 쓰는 등 일상으로 복귀했다. 이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홈페이지에 쓴 ‘5차 북핵 실험과 한국의 대응’ 영문 보고서에서 송 전 장관은 “한국은 미중을 상대로 한반도의 주인으로서 정당성을 쌓아야 하고 이는 모든 외교적 수단을 소진하는 상황에서만 가능하다”며 제재 일변도, 무력시위 주도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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