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EOUL·U’ 첫돌 잔치 한다는데…
지자체장 바뀌면 이전 브랜드 퇴출… 연속성 떨어져 전세계 홍보 한계
영어단어 나열로 지역특색 못살리고 ‘올 웨이스 인천’ 등 표절시비도 잦아
지난해 논란 속에 선정됐던 서울시 브랜드 ‘아이서울유’(위)와 최근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인천시의 새로운 브랜드 ‘올 웨이스 인천’. 서울시·인천시 제공
서울시의 새로운 도시 브랜드인 ‘아이서울유(I·SEOUL·U)’가 선정 1년을 맞았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시민들의 공모로 탄생한 아이서울유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브랜드 1주년 기념 주간’으로 지정하고 각종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5월 조례를 고쳐 아이서울유를 서울브랜드로 지정하고 정식 사용 중이다. 이로써 2002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도입한 ‘하이서울(Hi Seoul)’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대표적으로 한일 월드컵의 거리 응원 열풍을 축제로 승화시킨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14회째인 올해부터 ‘서울거리예술축제’로 바뀌었다. 서울문화재단 측은 “거리예술에 특화된 프로그램이 많은 만큼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10년 이상 사용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축제 브랜드를 너무 쉽게 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뿐이 아니다. 하이서울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도시 브랜드와 슬로건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자체 특성에 맞지 않는 브랜드가 넘쳐났고 그나마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예산을 들여 교체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 브랜드 사이에 표절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300만 인천시대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새 도시 브랜드로 ‘올 웨이스 인천(all ways Incheon)’을 발표했다. 10년 전부터 쓰던 ‘플라이 인천(Fly Incheon)’을 새로 바꾼 것이다. 올 웨이스 인천은 ‘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항만이 있는 특성을 나타낸 것이다. 문제는 2005년 강원 태백시가 ‘올웨이스 태백(Always Taebaek)’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2008년 특허청에 상표등록까지 마친 것이다. 영어 철자는 다르지만 발음은 사실상 같다. 서울시의 아이서울유와 이를 한글로 옮긴 ‘나와 너의 서울’ 역시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I♡NY(아이러브뉴욕)’처럼 도시의 자산으로 키울 수 있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일스 모건 호주 SBS월드뉴스 기자는 “좋은 영어 단어를 나열만 해서는 외국인들이 한국 지역의 정체성을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