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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복부 차가우면 순환계 의심하세요”

입력 | 2016-10-26 03:00:00

<6> 배는 우리몸의 건강지도




 복부는 몸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지도’다. 중국 의약서 ‘황제내경’에는 ‘복부는 오장육부의 상태는 물론이고 말단의 경미한 이상증세까지 고스란히 나타낸다. 배를 잘 살피면 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고 발병한 부위도 알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뇌가 온몸을 제어하듯 배도 식도에서 장에 이르는 모든 소화기운동과 소화과정을 통제한다. 6m나 되는 복부장벽에는 척수의 5배에 달하는 신경세포 다발이 존재한다. 1억 개 이상의 이 세포들은 화학물질을 분비하고 저장하는 기능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건강의 기본조건으로 ‘두무냉통 복무열통(頭無冷痛 腹無熱痛)’을 꼽는다. 머리는 차갑게, 배는 따뜻하게 유지하면 병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는 차갑고 머리는 뜨거운 채 생활하기 십상이다.

 배가 차가운 증상을 ‘하한증’이라고 한다. 하한증이 지속되면 위, 대장, 소장, 자궁, 방광 등 배 속 장기에 병이 생기기 쉽다. 배꼽 주위 온도가 2.5도 이상 떨어지면 과민성대장증후군, 생리통, 생리불순, 요통, 소변장애, 소화불량, 음주 후 설사, 손발 다한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머리는 뜨겁고 복부가 차가우면 순환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많다. 심장을 중심으로 뜨거운 기운은 아래로 보내고, 신장을 중심으로 차가운 기운은 위로 올려주는 순환작용을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한다. 복부가 차가운 건 이 작용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순환작용에 문제가 생기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스트레스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학교와 직장 등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쉬운 사람들은 수승화강이 원활치 않은 채 살아간다.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와 과로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현대인에겐 결코 쉽지 않다. 대신 차가운 기운과 뜨거운 기운이 잘 순환되도록 해주는 건강법이 있다. ‘복식호흡’과 ‘배꼽 마사지’가 그것이다.

 이탈리아 의학박사 베르나르디에 따르면, 사람은 1분에 6회 정도 호흡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1분에 12∼15회씩 얕고 빠른 호흡을 한다. 이렇게 되면 몸속에 산소가 부족해져 신진대사 기능이 저하된다. 따라서 당연히,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면 호흡을 천천히 길게 하면 몸속의 산소 농도가 높아져 소화기능이 자극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편안해진다.

 배꼽 주변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도 좋다. 교감신경을 이완시켜 순환작용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배꼽 마시지는 근육을 편안하게 만들고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데도 좋다. 또 복부가 따뜻해져 면역력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20∼30분 마사지하면 손끝과 발끝에 찌릿찌릿한 자극이 전해지면서 시원한 느낌이 들고 통증이 서서히 완화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