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성훈.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선수들은 루틴을 중요시한다. 타격과 투구는 정교함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스케줄에 따라 경기를 세심하게 준비하는 이유다. 25일 잠실구장은 오전 내내 비가 내렸다. 그라운드 정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이라는 큰 경기를 앞뒀지만 양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타격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LG는 실내 훈련장에서 짧은 타격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벼랑 끝 승부, 그리고 루틴을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베테랑 정성훈 카드를 꺼냈다.
개인 통산 2000안타 타자인 정성훈은 이날 7번 1루수로 선발출장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3차전에서 극심한 타격 부진 속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둔 양 감독은 “오늘은 공격적으로 점수를 뽑아야 한다. 1차전에서 NC 에릭 해커를 잘 공략하지 못했다. 정성훈은 경험이 많다. 해커도 많이 상대했다”고 말했다. 3차전 끝내기 내야안타 주인공 양석환은 대타 요원으로 덕아웃을 지킨다. 극심한 타격 난조에 빠진 최고참 박용택은 그대로 3번으로 중용됐다. 양 감독은 “그래도 쳐주지 않겠냐”고 흔들림 없는 믿음을 보였다.
LG는 3차전에서 비록 홈런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두 차례나 드넓은 잠실 펜스 바로 앞까지 타구를 날려 보낸 포수 정상호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대신 유강남이 마스크를 쓴다. 타격보다 선발투수 우규민과 호흡에 더 방점을 뒀다.
NC는 3차전과 같은 라인업을 꺼냈다. 1번부터 5번까지 모두 좌타자다. 3번 나성범과 4번 에릭 테임즈과 모두 깊은 침묵에 빠졌지만 LG와 마찬가지로 중심타선에 대한 신임은 깊다. LG 선발 우규민이 잠수함 투수라는 점도 좌타자 라인이 전진 배치된 이유 중 하나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