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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강퉁 시행 한달 앞… 中펀드에 다시 뭉칫돈 몰린다

입력 | 2016-10-26 03:00:00

후강퉁 학습효과에 반등 기대
최근 한달새 자금 298억 유입… 中경제 회복 더디고 주가변동성 커
전문가 “낙관적인 전망은 위험”




 자영업자 박모 씨(42)는 이달 초 중국 주식형펀드에 2000만 원을 투자했다. 박 씨는 2014년 11월 후강퉁(상하이 홍콩 증시 교차 거래)에 맞춰 중국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린 경험이 있다. 그는 올해 11월 선강퉁(선전 홍콩 증시 교차 거래)이 시행되면 침체된 중국 증시가 다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선강퉁 시행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동안 침체를 겪던 중국 증시가 선강퉁 효과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인 데다 선전 증시 고평가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선강퉁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5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1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사이 중국 주식형펀드에 298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해외 주식형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빨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베트남(185억 원), 인도(28억 원) 등은 중국에 미치지 못했고 브라질(―8억 원), 러시아(―74억 원), 일본(―249억 원)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1년 사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6월 5,000 선을 넘던 상하이지수는 올해 2월 2,600 선까지 주저앉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며 연초 대비 약 12% 하락한 수준이다. 낮은 수익률 탓에 최근 6개월 사이 중국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이 2155억 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런 자금 흐름이 바뀌고 있는 건 ‘선강퉁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선강퉁이 시작되면 중국 증시로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이 들어가 거래가 활성화되고,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선강퉁과 더불어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책이 투자자들의 여유 자금을 증시로 끌어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강퉁 효과만으로 중국 증시가 되살아날 것이란 막연한 기대는 위험하다고 말한다. 특히 선강퉁이 후강퉁과 동일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 증시가 폭등한 것은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 중국 기준금리 인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전 증시는 고평가된 측면이 강하고,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더디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중국 정부는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7%로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세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최근 위안화 가치가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도 수출 증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점도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민간 투자와 소비가 의미 있는 회복세로 전환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선강퉁(深港通) ::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정책의 하나로 중국 선전 증시에 상장된 일부 종목에 대해 외국인의 직접 투자를 허용해주는 것. 선(深)은 선전을, 강(港)은 홍콩을 의미하며 선강퉁은 양쪽을 통(通)하게 한다는 뜻이다.
  
이건혁 gun@donga.com·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