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개헌 논의 주춤]침묵 속 개헌 불씨 살리기 모색 손학규 “대통령 주도 바람직 안해”
새누리당 김 전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 추진을 제안하자 “이 정권이 출범한 이후 오늘이 제일 기쁜 날”이라며 ‘범국민 개헌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앞선 9월 초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선 “박 대통령이 개헌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견지명’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개헌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개헌의 동력이 꺼지게 그냥 두지 않겠다는 뜻은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개헌 논의가 최순실 씨 의혹에 덮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국회와 정부, 민간이 함께 참여해 개헌 논의에 착수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날 “개헌은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한 필요조건의 하나”라고 했던 손 전 대표는 이날 ‘최순실 논란’에 대한 성난 여론을 피해 한숨 쉬어가는 분위기다. 손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이 개헌을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 국민주권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개헌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여론에 동참한 것이다. 손 전 대표 측은 “‘강진일기’에서도 당장 현 정부 임기 내에 개헌을 꼭 이뤄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었다”며 “그러나 개헌이 ‘새판 짜기’의 주요 동력임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찬욱 song@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