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결이 바람 될 때'
못다한 남편의 에세이, 아내가 완성하다.
#
미국 신경외과 의사인 폴 칼라니티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습니다.
그는 암 치료가 시작되기 전
정자은행에 정자를 보관해딸을 가질 수 있었죠.
그리고 남은 일생 동안 글을 썼습니다.
#
죽음을 앞둔 그는 삶을 따스하고 깊이 있게 성찰한
에세이를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한 채 3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죠.
미완성작 이었던 그의 에세이를 마무리한 건 아내 루시(37)였습니다.
부부가 쓴 책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출간 2개월 만에 7만 권이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뉴욕타임스가 발표하는 논픽션 출판 부문에서 12주간 1위에 오르기도 했죠.
#
이메일 인터뷰로 전해들은 아내 루시의 심정을 정리해봤습니다.
" 책이 이렇게 사랑받는 걸 알면 폴은 기뻐서 아무 말도 못했을 거예요.
한국 독자들이 책을 사랑해주신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났습니다."
"요즘 의사로, 엄마로, 또 폴의 책을 소개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답니다. 특히 의사의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의료는 사람들이 최선의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믿어요."
#
"그가 떠난 지 19개월이 됐네요. 지난해 결혼기념일에는 폴의 무덤에서 많이 울었지만 올해는 두 살 된 딸 케이디와 춤을 추며 기념했어요.
케이디가 옆에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아빠처럼 재미있는 아이예요.
#
"폴이 떠난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를 갖기로 결정했을 때 아이와 이별하면 눈을 감는 게 더 고통스럽지 않겠냐고 물었어요.
하지만 폴은 '그러면 멋지지 않을까?'라고 했죠.
그는 온전한 삶이란 기쁨과 고통 모두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 했어요."
#
"딸을 연민을 느낄 줄 알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아빠가 자신을 아주 많이 사랑했고, 열심히 사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해줄 거예요.
폴에게도 사랑한다고,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폴의 아내 루시
#
이 책의 마지막은 어땠을까요?
그건 폴이 딸 케이디에게 당부와 고마움을 전하는 유언이었습니다.
원본 손효림 기자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