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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시국선언 잇따라 “최순실 국정농단 규탄… 성역없이 수사하라”

입력 | 2016-10-27 03:00:00

梨大-서강대-경희대 등 확산… 교수-시민단체도 동참나서




 최순실 씨(60)의 국정 농단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아직은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참여 대학이나 학생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휩싸인 이화여대 학생들은 26일 ‘이화인 시국선언 참가자’ 명의의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국기 문란 사태는 정권의 무능과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드러냈다”며 “국민이 (대통령)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시국선언에는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 동아리 등 27개 학생 모임이 참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학생들도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최순실 게이트 해결을 바라는 서강인 일동’이라고 밝힌 학생들은 “최순실 게이트는 청와대의 공식적 구조를 왜곡한,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며 “박근혜 선배님께서는 더 이상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주장했다.

 경희대는 총학생회 이름의 시국선언에서 “최순실 사태에 대한 성역 없는 특검 수사와 이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촉구한다”고 밝혔고, 부산대 총학생회도 “이 나라의 미래 세대로서 현 사태를 규탄하고 정확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는 대학생 단체의 기습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대학생 시국선언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고려대 한양대 등이 나설 예정이고 동국대와 서울대 성균관대 숭실대 연세대 등이 시국선언문 발표를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교수들도 동참하고 있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성균관대 교수 18명은 27일 ‘나랏일을 걱정하는 성균관대 교수 일동’ 명의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이들은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전부 사퇴시키고 거국적 중립 내각을 구성해 모든 국정에 관한 관리를 새 내각에 일임해야 한다. 대통령으로서 그나마 나라에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다. 민교협 소속 서울대 교수들도 다음 주 초 시국선언문 발표를 논의할 계획이다.

 시민단체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여연대는 26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사과는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길호 kilo@donga.com·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