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CAF는 기부금, 자원봉사, 낯선 사람을 돕는 비율 등을 조사해 기부지수를 산출한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통념과 달리 주요 20개국(G20) 중 기부지수 20위권에 든 나라는 5개국에 불과하다. 반면 미얀마는 나라는 가난해도 국민의 91%가 기부를 실천했다. 없이 사는 서러움을 겪는 사람들이 같은 처지의 사람들 마음을 더 잘 헤아린 것일까. 내전으로 고통받는 이라크가 2년 연속 친절한 나라 1위에 꼽힌 것도 눈길을 끈다. 응답자의 81%가 “모르는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의 기부지수는 33%, 75위다. 순위가 올라도 시원찮은데 지난해 64위보다 11계단이나 추락했다. 자원봉사 비율 18%, 자선단체 기부 경험 35%, ‘낯선 이를 도운 적이 있다’는 응답은 46%다. 부자나라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회신뢰도 조사에서도 한국은 ‘남을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설문에 26.6%만이 그렇다고 답해 23위였다. 사회 네트워크 수준도 최하위권이다. ‘필요할 때 의지할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35개국 중 꼴찌에서 두 번째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