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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가기 뭐해 떡 선물… 재판결과 따르겠다”

입력 | 2016-10-27 03:00:00

[청탁금지법 시행 한달]
‘과태료 1호’ 법정 서게된 50대女… “경찰청탁아냐” 로펌 무료변론 거절




 “억울하지 않다. 모르고 저지른 일이지만 법을 어겼다면 처벌을 받는 것이 맞다.”

 4만5000원 상당의 떡 한 상자를 경찰관에게 선물했다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첫 과태료 재판에 넘겨진 A 씨(55·여)는 의외로 덤덤했다. 26일 만난 그는 “평소 내가 집에서 자주 먹는 떡인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법을 따르겠다고 했다.

 강원 춘천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A 씨는 청탁금지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28일 자신의 고소 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4만5000원 상당의 떡 한 상자를 선물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법 시행 첫 과태료 재판에 회부됐다.

 A 씨는 자신이 1호 과태료 납부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면서도 어떤 법적 대응 없이 재판 결과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춘천지법으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서면 의견서 제출을 요구받았지만 제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대형 로펌으로부터 공익 차원의 무료 변론 제의도 받았지만 거절했다.

 A 씨는 떡을 선물한 배경에 대해 ‘평소 습관’임을 강조했다. 거래처나 지인들을 방문할 때 빈손으로 가지 않고 음료수 한 상자, 아이스크림 한 봉지라도 사 들고 간다는 것이다. 더욱이 문제가 된 떡 한 상자는 자신이 고소인 자격이기 때문에 경찰관에게 특별히 ‘잘 봐 달라’고 할 이유가 없어 청탁의 대가는 절대 아니라고 해명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고소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편한 시간으로 조사 시간을 조정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전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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