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수사 어떻게 檢, 미르재단 등 동시다발 수색
명품 200켤레 가득 찬 崔씨 신발장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압수수색한 서울 강남구의 최 씨 소유 건물 5층 비상계단 신발장에 구치, 프라다 등 명품 신발 200여 켤레가 가득 차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외에 최 씨의 자택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 등 최 씨 측 관련 장소 4곳을 26일 압수수색한 것은 최 씨의 범죄 혐의 단서를 찾아내 형사처벌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건 배당 한 달이 다 돼서야 뒤늦게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있지만, 검찰은 이날 최 씨가 측근들과 휴식이나 회의를 한 강원 홍천의 ‘비밀 아지트’까지 찾아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날 최 씨의 측근인 고영태 더블루케이 이사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수사상 이유가 있지만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77개의 녹취록은 이미 모두 삭제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이 최 씨를 압박할 카드를 확보할 수 있을지 압수수색 성과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K스포츠재단 사무실서 압수한 통장과 서류철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및 자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스포츠재단 사무실에서 압수한 통장과 서류철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권력의 핵심에까지 의혹이 커질 대로 커지자 김수남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는 총력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 수사팀에 더해 특별수사부서 1곳 전체를 투입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과거 2014년 ‘정윤회 동향 문건 파동’ 사건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와 특별수사2부가 함께 수사에 나선 적이 있다.
검찰은 최 씨의 핵심 측근인 이성한 전 사무총장, 고영태 이사 등이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지 면밀하게 확인할 방침이다. 이들의 진술을 검증하면서 증거를 확보해 해외에 체류 중인 최 씨와 딸 정유라 씨(20)의 소환을 압박할 카드를 신속하게 손에 쥐겠다는 복안이다. 검찰은 정 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과 관련한 고발 사건도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대통령 연설문이 무더기로 발견된 최 씨의 태블릿PC를 집중 분석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 언론사가 독일 현지에서 최 씨 주거지 쓰레기통에 버려진 태블릿PC 1개를 확보해 국내로 보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씨가 독일에서 이사하면서 해당 태블릿PC를 경비원에게 버리라고 줬는데 경비원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