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유출경로 드러나나 靑수석 일괄사의 의견도 나왔지만 국정마비 우려에 일부교체 가닥 우병우 수석 수사지휘 모양새도 부담
청와대는 26일 오전까지만 해도 정치권의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 고심했다. 25일 밤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핵심 참모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했지만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참모는 “분위기 일신을 위해 비서진이 일괄적으로 사의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박근혜 대통령 주변 문제인데 비서진이 사표를 내는 게 오히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을 공개 요구했고, 박 대통령이 “당의 제안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상당 폭의 청와대 비서진 교체는 피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우 수석은 7월부터 처가와 넥슨코리아의 강남 땅 특혜 거래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에서도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우 수석이 검찰의 최 씨 사건 수사까지 지휘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은 우 수석이 지휘하는 검찰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정 비서관은 2014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정윤회 문건’ 파문 당시 교체 요구가 높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비서관들이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면 누가 내 옆에서 일을 하겠느냐”며 옹호했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해당 참모들이 비서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박 대통령이 결심을 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다음 주 초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이르면 27일 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개각에 대해선 여론 흐름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택동 will71@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