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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44%가 20대 ‘젊은 기업’… 작년 ‘아시아 200대 유망기업’에

입력 | 2016-10-27 03:00:00

[일자리, 강소기업이 답이다]<7>광통신 부품 전문기업 ‘오이솔루션’




2014년 2월 27일 오이솔루션의 코스닥 주식시장 상장을 기념해 오이솔루션 임직원이 한국거래소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오이솔루션 제공

 정동주 씨(28)는 지난달 광주에 있는 광통신 부품 제조 전문기업 ‘오이솔루션’ 제품기술팀에 입사했다. 2년간의 취업 준비 끝에 원하던 회사에 입사한 정 씨는 “오이솔루션 입사는 저에게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오이솔루션을 알게 된 것은 채용 공고가 뜨기 하루 전이었다. 광주가 집인 정 씨는 집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회사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광주 테크노파크를 직접 방문했다. 인터넷 구인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만으로는 어떤 회사인지 제대로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시 정 씨는 우연히 광주 테크노파크에 입주해 있는 오이솔루션 본사 앞을 지나가게 됐고 그 계기로 회사를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집에 돌아와 어떤 회사인지 정보를 하나씩 찾아봤다”며 “처음에는 호기심이었지만 회사에 대해 알아갈수록 ‘여기에 다니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말했다. 

 마침 그 다음 날 오이솔루션의 채용 공고가 떴다. 전남대 전자컴퓨터공학부를 다닌 정 씨의 전공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였다. 그는 약 1주일간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품 설명서부터 증권사 리포트까지 닥치는 대로 공부한 뒤 지원서를 냈다. 그 진심과 정성이 통했는지 정 씨는 올해 9월 초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



○ 직원 10명 중 4명이 20대 

 오이솔루션은 설립된 지 13년밖에 안 된 ‘젊은’ 회사다. 전체 임직원 318명 중 140명(44%)이 20대다. 그렇다 보니 어느 회사보다 사내 문화가 자유롭고 유연한 편이다. 근무 복장도 자유롭다. 정 씨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직원도 있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자랑했다.

 오이솔루션은 2003년 설립 당시 컨테이너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 해외에 지사를 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설립 10년 만인 2013년 연매출 500억 원을 돌파했다. 2014년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했다.

 오이솔루션의 주력 제품인 광통신의 핵심 장치인 광트랜시버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해외에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코, 화웨이 등 10대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 중 상당수가 오이솔루션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매출의 약 7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런 성과 덕분에 오이솔루션은 2012년 중소기업청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기업 300곳을 선정한 ‘월드 클래스 300’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에는 누적 수출액이 3000만 달러를 넘겨 ‘30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포브스의 ‘아시아 200대 유망기업’에도 선정됐다.

○ 사물인터넷 시대, 더 성장할 강소기업

 향후 전망도 밝다. 주력 제품인 광트랜시버는 인터넷 초고속 광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빠져서는 안 될 핵심 부품이다.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양이 연간 80% 이상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따라 오이솔루션 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 씨는 갓 입사한 신입사원인데도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 회사 설립 이래 월 최대 매출을 냈다”며 “그래서 업무가 점차 늘고 있지만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에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이솔루션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3000만 원. 회사 관계자는 “더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 앞으로 임금 수준도 점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회사는 사내 도서관을 설치하고 외국어 강의도 진행하며 직원의 자기계발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 씨는 “직원 한 명에게 진심으로 애정과 관심을 갖고 키워주는 회사”라며 “장비를 다루는 게 서툴 정도로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 하루빨리 일을 배워 직원 1명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가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울 때도 있지만 남들이 알아주는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내가 지금 어떤 일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