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희망이다]창업가 키우는 글로벌 공대
칭화대 학생과 석·박사 과정의 창업을 돕는 칭화 X-LAB은 베이징(北京) 칭화대의 칭화과기원(科技園) 빌딩 지하에 있다. 7일 찾은 이곳은 중국의 국경절 연휴 기간임에도 515m²(약 156평) 공간을 메운 100명 넘는 창업 준비생으로 열기가 넘쳤다.
○ 생면부지의 젊은이들이 아이디어로 뭉치는 곳
중국 칭화대 학생들을 위한 ‘칭화 X-LAB’에는 국경절 연휴임에도 100명이 넘는 창업 준비생들이 나와 아이디어와 씨름하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이곳에서 만들어진 벤처나 아이디어 단계의 프로젝트들을 소개하는 카드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칭화 X-LAB은 이처럼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생면부지의 젊은이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창의를 발휘하는 곳이다. X-LAB 담당자인 왕징징(王竟菁) 씨는 “칭화대 학생이 팀원으로 포함되고 어느 정도의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라도 간단한 심사를 거쳐 입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X-LAB의 한쪽 벽에는 A4용지 절반 크기인 형형색색의 카드가 줄줄이 걸려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회사나 아직 아이디어 단계인 프로젝트의 개요를 담은 카드들이다. 아이디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대학의 전폭적 지원에 매월 7.7개 벤처 창업
칭화대는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창업을 돕는다. 먼저 멘토 프로그램이다. X-LAB 입구 벽에는 각 분야에서 창업에 성공한 기업인과 창업 관련 전문가 등 멘토 50여 명의 사진과 직함이 한가득 붙어 있다. 이곳에 입주한 창업 준비생들은 멘토들에게 일대일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X-LAB 안에 마련된 상담실에서는 창업 준비생과 멘토가 진지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치디즈싱에서 대외협력 업무를 맡고 있는 쑤타나(蘇塔娜) 디렉터는 “X-LAB이 문을 연 이후 올해 6월까지 39개월간 8000여 명이 이곳을 거쳐 갔고, 300개가 넘는 기업이 만들어졌으며, 96개 기업이 투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역사가 오래지 않아 상장까지 마친 기업은 없다”고 덧붙였다. X-LAB의 홈페이지에는 정보기술 의료 환경보호 서비스 교육 문화 등 7개 분야 106개 기업의 창업 성공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올해 3월 허베이(河北) 성 스자좡(石家莊)에 설립된 ‘허베이보잉(博鷹)항공과기유한공사’는 베이징리궁(北京理工)대 일본 나고야 메이조(名城)대 출신들이 X-LAB에서 만나 일군 벤처로 최첨단 무인비행기 개발을 하고 있다.
○ ‘창업 강국’ 실현에 앞장서는 칭화대
칭화대에는 학생들을 위한 칭화 X-LAB 말고도 졸업생과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창업 지원 프로젝트들이 있다. 중국 최고의 명문 공대라는 자부심에 걸맞게 창업 인재들을 도와 중국을 ‘창업 강국’으로 이끌겠다는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칭화과기원과 경영관리학원이 공동 개설한 ‘칭화 드림 강좌’에는 지금까지 120개 팀이 참가해 이 중 절반이 강좌 수료 후 창업을 했다. ‘치디즈싱 육성계획’ 프로젝트는 매년 1000회 넘게 창업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 지금까지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인큐베이팅했다.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에는 벤처 카페가 밀집해 있는 ‘촹예다제(創業大街)’가 있는데, 이 거리도 치디즈싱이 기획해 조성했다. 칭화대의 칭화관리학원은 지난해 1월 이곳에 ‘창업자가속기(X-elerator)’라는 창업 컨설팅 회사를 차려 창업과 관련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쑤타나 디렉터는 “칭화대처럼 교육과 창업 지원, 기업 운영 등을 한 대학이 모두 하는 곳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자랑했다. 중국의 최대 반도체 회사인 칭화유니반도체도 칭화대 산하 회사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