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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넥센 신임감독 “선수들에게 ‘우리’를 강조하겠다”

입력 | 2016-10-27 15:26:00

장정석(43).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은 27일 “장정석(43) 운영팀장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공식발표했다. 계약조건은 3년 총액 8억원(계약금·연봉 2억원). 2003시즌이 끝나고 KIA에서 은퇴한 뒤 현장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2005년부터 현대와 히어로즈에서 프런트로 일하며 구단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는 운영팀장을 맡아 선수단과 프런트의 가교 역할을 했다. 감독 선임 발표 직후 구단 점퍼를 입고 기자실에 모습을 드러낸 장 감독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 그야말로 파격적인 선임이라는 평가다.

“어제 이장석 대표님께 소식을 들었다. 세상이 깜짝 놀랄 일인데, 나라고 안 놀랐겠나. 어제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운영팀장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대표님께서 부르셔서 평소와 같이 자연스럽게 방에 들어갔는데, 감독 제안을 하셨다. 정말 깜짝 놀랐다.”

- 현장 지도자 경력이 없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2003시즌이 끝나고 KIA에서 은퇴한 뒤 2005년에 전력분석팀으로 왔다. 이후 쭉 프런트로만 있었다. 지금 아무 생각 없이 머릿속이 하얗다. 앞으로 많이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훌륭한 코치님들이 많이 남아계실 것이다. 우리 시스템이 많이 안정돼있기 때문에 그 부분만 정착되면 좋을 것이다.”

- 이 대표가 어떤 말을 해줬나.

“대표님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 서로 믿음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 어제 믿음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여러 말씀을 하셨는데, ‘믿음’이라는 말씀에 감동을 받았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한 번 도전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넥센이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은 없나.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몇 년간 가을야구를 계속했고, 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 우리 시스템이 안정돼있고, 선수층이 두텁다.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 이제는 내 야구가 아니라 ‘우리 야구’를 해보고 싶다. 그렇게 내년 시즌을 맞이한다면 선수들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감독으로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두 감독님(김시진·염경엽)을 모셨다. 내가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지 않았지만, 등 뒤에서 선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부분에 불만을 가졌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좋지 않았던 부분은 빼고, 선수들이 좋아할 만한 부분을 생각하겠다.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부분에 자신감이 있다. 또한 현장 경험을 하면서 메이저리그(ML) 시스템에 대한 부분을 국제팀과 많이 분석했다. 그런 시스템 야구를 우리가 시행하고 있다. 그 토대가 되는 부분을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강점이 될 것으로 본다.”

- 장정석 감독의 야구는.

“이 자리에서 내 야구가 무엇인지 말씀드리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어제 제의 받고 잠을 한 숨도 못자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중심이 되는 야구를 하면서 체력과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선수들이 피로누적에 따른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

- 코치진 인선 계획은.

“일부러 오늘 코치님들 만나지 않았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기존 코치님들과 연락을 했는데, 오늘은 어색할 것 같아 피했다. 오늘은 대표님께서 코치님들과 미팅을 했다. 코치진 개편이 확정되면, 내년에 어떻게 구상할지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가족들도 ‘장난하지 말라. 발표되면 확인하고 연락하겠다’는 반응이었다. 전화기에 불이 나고 있다. 얼마 전 부친상을 당했는데,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셨다. 어머니가 항상 야구를 혼자 보시는데, 그 때마다 아버지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신다. 지금도 어머니가 울고 계실 것 같다.”

-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선수 중심의 야구를 하고 싶다. 개인보다는 ‘우리’와 ‘우리 팀’을 강조하고 싶다. 그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나를 동네 형이라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소통했으면 좋겠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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