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육군장교로 中난징 복무… “전쟁 죄악성 인식 못해 양심 가책”
1915년 다이쇼(大正·1879∼1926) 일왕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43년에 육군 장교로 중국 난징(南京)에 부임했으며 전시 일본군 최고지휘부인 대본영에서 참모로도 활동했다.
전쟁의 참혹함을 목격한 그는 이후 평화의 소중함을 일관되게 호소해 왔다. 저서에서 “지금도 양심의 가책이 되는 것은 당시 전쟁의 죄악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전시 일본군의 잔학 행위를 보고 장교들에게 “약탈·폭행을 하면서 무슨 ‘황군(皇軍)’인가. 일반 민중을 괴롭히면서 ‘성전(聖戰)’은 또 뭐냐”며 반성을 촉구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전후 도쿄대 문학부에 들어가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1955년부터 도쿄여대, 아오야마(靑山)학원대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는 1998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전쟁 중 육군 장교로 난징에 주둔한 적이 있다. 일본군의 폭행을 직접 보고 지금도 부끄럽고 마음에 걸린다”며 “중국인들에게 사죄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