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정국 수습, 답을 찾아라 朴대통령 공약 내걸었지만 안지켜… 총리가 국정 운영 상당 부분 책임 김종인 김황식 이인제 정운찬 물망
이에 따라 노무현 정부에서 ‘실세 총리’로 불렸던 이해찬 국무총리의 전례처럼 책임총리에게 국정 운영의 상당 부분을 맡기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야의 후보군 추천과 야당과의 협의를 거쳐 중립적이면서도 힘 있는 총리를 임명한 뒤 헌법 87조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권을 활용해 주요 장관을 교체하는 식으로 내각을 일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대통령의 헌법적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헌법상 보장된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자는 취지다.
여권 관계자는 “인사 자체가 메시지 아니냐”면서 “새 총리에게 힘을 실어줘 국정 리더십을 복원하고 흐트러진 공직 기강을 바로잡는 게 국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라고 했다.
일단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여권에선 김황식 전 총리와 이인제 전 의원,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등이 거론된다. 대법관과 감사원장을 지낸 김 전 총리는 호남 출신 인사로 이명박 정부 임기 후반부 총리를 맡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충청 출신으로 6선 의원, 노동부 장관과 경기도지사 등을 지냈으며 당적을 자주 바꾼 약점이 있지만 정치 행정 경험이 고루 풍부하다는 평가다. 서강대 교수 출신인 김 원장은 호남 출신으로 박근혜 캠프의 싱크탱크를 주도했지만 현 정부 출범 후 정권 핵심 세력의 견제를 받아 변방에 머물러 온 인물이다.
야권에선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지낸 김종인 전 대표와 이명박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이 거론된다. 박근혜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었다가 박 대통령과 결별한 김 전 대표는 국정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정 전 총장은 충청 출신으로 ‘동반성장’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는 경제학자 출신이다. 다만 이들 모두 정치권에 발을 담근 적이 있어 중립성이 보장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노태우 정부 말기 과도기적 거국중립내각의 현승종 전 총리처럼 정치권과는 거리를 둔 인사를 등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없는 명망가 출신이 ‘책임총리’ 역할을 맡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