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양식업, 한국경제 새 먹거리] “서구서 日이름 ‘노리’로 알려졌지만 조만간 한국이름 김으로 불릴 것”
김덕술 김산업연합회 회장(53·사진)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개천절이었던 3일 그가 대표로 있는 김생산·수출업체 ㈜삼해상사의 서울 송파구 사무실에는 휴일인데도 많은 직원이 출근해 수출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세계 김 시장의 절반을 한국산이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이 김 종주국임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김 도매업을 시작한 김 회장은 2010년부터 7년째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처음 회장이 됐을 때 한국산 김의 수출액은 1억 달러(약 1150억 원)였는데 6년 만에 3배 규모로 성장했다. 김 회장이 김 산업에 뛰어들 때만 해도 많은 양식어민들이 스스로를 ‘뱃놈’이라고 낮춰 부르곤 했지만 이제는 김 산업에 뛰어드는 젊은 귀어(歸漁)민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대표 약용작물인 인삼은 지난해 수출액이 약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 원)로 김 산업의 절반 수준이지만 전국에 연구기관만 20여 곳에 이른다. 전남도가 꾸준히 정부에 김 연구기관 설립을 건의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표류하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종자 개발뿐 아니라 생산·유통 과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3년 안에 연구기관을 짓는 것이 목표다. 공정 표준화 외에 신제품 개발과 홍보, 마케팅 분야의 전문성도 강화해야 김 산업을 한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양적 성장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용도별, 지역별로 특성을 살린 브랜드를 만들고 위생기준도 엄격히 만들어 질적 성장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