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선수 제도 변화로 올 시즌 V리그는 전력평준화가 뚜렷해졌다. 개막 후 3연패의 KB손해보험은 10월30일 3연승의 대한항공을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사진제공 | KOVO
이제 프로배구 V리그에서 하극상은 일상다반사다. 10월30일 경기는 그 예고탄이었다.
남자부에서 개막 3연패의 KB손해보험이 개막 3연승의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로 잡았다. KB손해보험은 1승3패지만 승점은 5다. 승점 1을 주는 풀세트 패배가 두 번 있었기 때문이다. 단 1승으로 7개 팀 중 5위로 점프했다. 1~4위에 있는 대한항공, 우리카드(이상 승점 8), 한국전력, 현대캐피탈(이상 승점 7)도 1경기만 잡으면 뒤집을 수 있는 사정권이다. 반면 6위 삼성화재(승점 4), 7위 OK저축은행(승점 3)도 KB손해보험을 바짝 뒤쫓고 있다.
1위부터 7위까지 모두 1승을 거뒀다. 배구 전문가들은 “외국인선수 영입제도가 바뀌며 전력평준화가 잘 되어서 1라운드를 해보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봤는데 서로가 물고 물리는 형국이라 하면 할수록 더 모르는 판세다.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은 외국인선수가 직전 시즌만 못하다. 대한항공은 기복이 심하다. 삼성화재는 외국인선수 ‘몰빵배구’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여자부도 개막 2연패의 GS칼텍스가 30일 개막 후 무실세트 3연승을 달린 1위 흥국생명(승점 9점)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흥국생명 독주에 브레이크가 걸리며 여자부도 혼전으로 빠져들었다. 디펜딩챔피언 현대건설을 비롯해 IBK기업은행, 도로공사가 나란히 승점 6으로 따라붙고 있다. GS칼텍스(승점 3)도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인삼공사가 개막 후 3연패로 승점이 아직 없지만 언제든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다.
남녀부 통틀어 꼴찌가 1위를 이겨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다. KOVO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제도를 도입하며 의도했던 전력평준화가 어느 때보다 이상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격차가 미세할수록 아주 큰 결과의 간극이 벌어질 수 있다. 체력관리, 부상방지, 감독이 승부수를 띄우는 타이밍이 아주 중요해졌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