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시행 한달… 소상공인 실태 조사해보니
청탁금지법 시행 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가게 10곳 중 7곳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화훼 도소매업, 농축수산물 도소매업, 음식점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소상공업 300개 사를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청탁금지법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우 어렵다’ 42.0%, ‘다소 어렵다’ 27.7% 등 응답자의 69.7%가 어려움을 호소했다.
농축산 도소매업 종사자들은 43.0%가 어렵다고 답한 반면, 화훼 도소매업과 음식점업 종사자는 각각 86.0%, 80.0%가 어렵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0.8%는 “어려움이 현재처럼 지속될 경우 6개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답해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사업(매장, 직원)을 축소하거나’(32.5%) ‘폐업을 고려하겠다’(29.7%)는 응답자도 10명 중 3명꼴이었다. 34.9%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답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피해를 보는 이들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과 관련해 응답자의 48.0%(복수 응답)가 ‘음식물, 선물 등 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피해 업종·품목에 대한 적용 예외 설정’(38.0%) ‘조속한 소비 촉진 정책 마련’(37.3%)이 뒤를 이었다.
한편 청탁금지법을 앞두고 소비가 위축된 데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까지 겹쳐 9월 소비가 5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규모를 나타내는 9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4.5% 줄었다. 이는 2011년 2월(―5.5%) 이후 5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통계청은 “7∼8월 폭염 영향으로 가전제품과 음식료품이 상대적으로 많이 팔려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9월에 나타난 것”이라며 “삼성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로 통신기기 판매가 크게 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박은서 clue@donga.com·정민지 /세종=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