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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민간자본 유치 도시공원 조성사업 ‘시끌’

입력 | 2016-11-02 03:00:00

공원 지정해놓고 토지보상 등 이견… 370곳 중 절반 4년후 공원지구 해제
특혜시비 등 잡음으로 사업추진 난항




공원시설로 지정된 후 20년 이상 토지 보상과 공사를 못 하는 곳은 2020년 지정이 자동 해제된다. 인천시가 민간 자본을 통한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나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투자자를 찾고 있는 연수구 무주골공원 전경.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공원으로 지정됐지만 토지 보상이나 조성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곳이 인천 지역에 370군데, 1900만 m²에 이른다. 이 중 절반가량이 2020년 7월이면 20년 이상의 ‘장기 미집행 공원’으로 분류돼 법 절차에 따라 공원지구에서 자동 해제된다. 녹지를 대거 상실할 처지에 놓인 인천시가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해 도시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도 포기와 특혜 시비 등의 잡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첫 민간 공원 조성


 전국적으로 공원시설로 지정된 뒤 수십 년간 공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산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도시공원 개발 특례 사업을 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했다. 5만 m² 이상의 미조성 공원에 한해 민간 사업자가 30%를 주택지로 개발하도록 하는 대신 개발 이익금으로 나머지 70%를 공원으로 만들도록 한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미조성 공원 10곳을 민간 투자 대상지로 정했다. 이 중 5곳에서 올 5월 1차로 우선 사업자를 선정했다. 남구 관교공원(49만 m²), 연수구 동춘공원(54만 m²), 서구 마전공원(11만 m²)과 검단17공원(5만 m²), 부평구 희망공원(7만 m²) 등이다. 경쟁자 없이 단독 사업자가 투자자로 나선 공원들이다. 이곳에서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놓고 사업자와 해당 구청 간 협의가 진행 중이며 2∼3년 내에 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5곳은 역세권 등 개발 여건이 좋기 때문에 여러 투자자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는 “사업자 선정 기준에 대한 정부 지침이 늦게 확정되는 바람에 단독 사업자가 나선 5곳에 한해 투자자를 먼저 결정했다. 경쟁이 치열한 5곳에서 2차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토교통부 지침이 확정돼 지난달 28일 사업 의향서를 받은 데 이어 12월 말까지 투자 제안서를 받는다. 내년 초 심의를 거쳐 2차 사업자가 확정될 예정이다.

○ 매끄럽지 않은 사업 진행


 당초 이들 10곳과 함께 서구 검단중앙공원(60만 m²)과 강화군 전등사 앞 전등공원(14만 m²)도 민간 공원 개발 대상이었지만 지주의 반발 등으로 제외됐다. 1차 민간 공원 대상으로 선정된 5곳 중 부평구 희망공원과 서구 검단17공원은 과도한 주택 공급 등의 이유로 사업을 포기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1차 5곳 중 2곳의 민간 공원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연수구 무주골공원(12만 m²), 부평구 십정공원(23만 m²) 등 5곳의 2차 민간 공원 대상지에서는 사업자 심사 기준 변경으로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A사는 “정부 지침대로 공고된 심사 기준이 특정 업체의 이견에 따라 불합리하게 수정됐다. 설득력 약한 논리로 기준을 바꿨다”라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초 재무경영 심사 항목의 구간별(5등급) 배점을 1점 차로 한다고 공고했다. 그러다 갑자기 사업의향서 제출 마감 1주일 전인 지난달 21일 0.5점 차로 줄인다고 재공고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먼저 경쟁에 뛰어든 기업체를 우대하면서도 자본금이 튼실한 대형 투자사를 더 끌어들이기 위해 심사 기준을 약간 바꿨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사업의향서를 제출한 B사는 “대형 투자사를 모집하려면 정부 지침대로 하거나 자본금 또는 공사 실적 규모를 상향 조정하면 된다. 이런 방식을 취하지 않아 사업 실적이 약한 특정사가 유리해졌다”라고 주장했다.

 인천 지역 미조성 공원에 투입해야 할 예산은 총 3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인천시가 사업성이 좋은 10곳에서나마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하려고 하지만 이마저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