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장 선임 속도 빨라져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재편… CEO들 총괄 지휘 나설 듯
1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임시 주총에서 승인된 프린팅솔루션사업부 분할 및 등기이사 선임 건을 마무리 짓기 위해 열리는 이번 이사회에 나와 사내외 등기이사들과 상견례를 한 뒤 등기이사로서 첫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임시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1일로 창립 47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진 합류를 계기로 이사회를 새로운 경영 컨트롤타워로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춰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도 적극 검토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여러 글로벌 기업들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굴러간다”며 “이사회 의장 자리가 단순히 이사회에서 사회를 보는 수준의 역할이 아닌 최고경영자(CEO)들을 총괄 지휘하는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조만간 의장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계기로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해 왔다. 최근 삼성전자에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을 요구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제안에 대해서도 이달 중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그간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온 미래전략실 기능을 조만간 각 계열사로 이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외적 이미지뿐 아니라 사내 조직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사장단 해외 출장 시 당연시되던 의전 문화가 사라졌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 교육이 이어졌다. 내년 3월부터는 직원 직급을 축소하고 승진 연한도 줄인다.
한편 이날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 47주년 기념행사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발생한 위기(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는 우리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일해 왔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계기”라며 내부 시스템 점검 및 위기관리 체계 정비 전반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서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