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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문재인 국정이양 발언’ 비판… “마치 자기가 대통령 된 것처럼 월권”

입력 | 2016-11-02 03:00:00

[최순실 게이트/중심 못잡는 정치권]안철수 “여야 합의 총리가 대안”
문재인 지지율 상승에 ‘차별화’로 견제… 정진석 “문재인, 하야 복잡하게 말해”




 거국중립내각을 포함한 비상 정국 수습 주도권을 놓고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일 “문 전 대표가 말하는 건 마치 자기가 대통령이라도 된 것처럼 월권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제쳐 두고 총리를 임명하자는 것은 헌정 중단 사태를 초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문 전 대표가 “새 내각이 구성되면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당적을 버리고 3당 대표들과 영수회담을 통해 총리에 대한 협의를 거쳐 임명하면 총리 추천으로 조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문 전 대표의 거국내각 주장을 놓고 “지금 얘기되는 거국내각은 ‘권력 나눠 먹기’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야 합의로 총리를 선출한 뒤 총리가 내각을 구성하도록 하자는 얘기다. 문 전 대표의 주장은 사실상 야당 주도로 내각을 구성하자는 것이지만 안 전 대표는 여야 합의라는 절차를 강조한 셈이다.

 또 안 전 대표는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역 없는 수사와 국정 공백 최소화의 병행”이라며 조속한 사태 수습을 강조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해임을 전제로 여당과 차기 총리 선출 등 논의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의 이런 태도엔 ‘최순실 게이트’의 반사이익을 문 전 대표가 받아 챙기고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문화일보 창간 기념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20.4%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18.9%), 안 전 대표(9.8%)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 하야(下野·관직에서 물러남)’라는 말을 어쩌면 그리 복잡하게 하느냐”라며 “총리가 국정을 전담하려면 내각제로 개헌을 해야 한다. 대통령 하야 후 60일 뒤면 대통령이 될 자신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냐”라고 문 전 대표에게 날을 세웠다. 정 원내대표는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야권의 비판을 두고도 “최 수석은 법조계의 신망이 두터운 사람”이라며 “야당은 대통령이 (지금) 누구를 세워도 모두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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