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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가고 싶은데 부모님이 최순실처럼 말 못사줘”

입력 | 2016-11-02 03:00:00

일부 고교생들 ‘최순실 규탄’ 대자보 “정유라 누나 부모 대단하다” 꼬집어





 대학가와 각계 원로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선 고등학교에서도 ‘최순실 게이트’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북 익산시에 있는 원광고 교내에는 이 학교 학생회 명의의 대자보 3장이 등장했다. 학생들은 이 대자보를 비에 젖지 않도록 비닐로 씌워 교내 매점과 급식실 입구, 학교 현관에 붙였다. 대자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이번 사태를 비꼬는 랩 형식의 글로 작성됐다.

  ‘박근혜 대통령님’으로 시작하는 대자보에는 헌법 제1조 2항(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을 비꼬아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최순실로부터 나온다’는 내용을 담았다. 랩 형식의 글에는 “정치판은 난장, 최순실이 대장, 이 상황은 막장”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정 씨를 향해 “우리도 명문대 들어가고 싶은데 부모님이 평범해서 비싼 말(馬)을 못 사준다고 한다. 누나(정유라)는 부자 부모님 잘 둔 능력으로 학교 교칙도 바꾸고 입학하다니 대단하다”고 비꼰 내용도 있다. 이 대자보는 학교 학생회 임원회의를 거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서울의 J고 3학년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박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대통령은 즉시 청와대에서 물러나 일반 국민의 일원으로 신성한 법정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