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활동가 이정덕 동국대 명예교수 타계
1992년 생명의집 개원..20여년간 동물보호 헌신
초기 동물보호활동가로서 20년 넘게 동물보호에 헌신해온 이정덕 동국대 명예교수가 최근 불의로 사고로 타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79세. 동물보호단체들은 이 교수의 헌신을 기리며 추모하고 있다.
지난 9월2일 새벽 자신이 돌봐왔던 길고양이 3마리에게 밥을 챙겨주고 돌아가던 길에 가로수 등을 들이박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고 이정덕 교수는 1992년 경기도 용인에 생명의집이라는 유기동물보호소를 연 이후 동물보호에 앞장 서 왔다.
그 자신 7년간 키우던 개가 누군가에 끌려가 죽임을 당한 것을 본 이후, 거리에서 떠도는 개들을 보면 외면하지 못해 자택에서 키우다 생명의집을 세웠다.
당시는 올림픽을 전후로 해서 떠돌이 개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펼쳐졌던 시기. 이 시기를 전후로 국내에도 동물보호소가 생겨났다.
이 교수는 생명의집 건립을 계기로 동물보호활동에 적극 나섰다.
2000년대 초 개고기식용합법화 법안이 발의됐을 때 개고기 식용반대운동에 앞장 섰고, 전국을 돌며 동물보호를 역설했다. 동물생명헌장인 '생명사랑 2000 서울선언'에서도 실무작업을 맡았다.
길고양이 보호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업적 가운데 하나. 이 교수가 길고양이에 밥을 챙겨준 것이 올해 벌써 17년째. 최근 들어서는 재개발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오갈 곳이 없게된 재개발지역의 길고양이들에 특히 큰 관심을 갖고 활동해 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관련 일이라면 늘 만사를 제쳐놓고 생명사랑이라는 선생님의 일생의 중심을 한 번도 양보하지 않았다"며 "교수님의 아름다운 삶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