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게임-SNS 큰 인기
지난달 17일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서거하자 이 나라 사람들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라인’의 프로필 사진은 대거 검은색 배경으로 바뀌어갔다. 국왕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자 하는 뜻으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태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83%인 약 3300만 명이 네이버의 ‘라인’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 소프트웨어(SW)의 영향력이 동남아에서 거세지고 있다. 네이버가 동남아 시장에서 라인 성공을 기반으로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앱 ‘스노우’, ‘브이 라이브(V LIVE)’를 비롯해 최근 선보인 카메라 앱 ‘룩스’까지 잇달아 히트를 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게임회사들도 PC·모바일 분야에서 게임 부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 철저한 현지 특성 반영이 인기 비결
이 서비스는 태국 캄보디아 등의 여성들이 사진 촬영을 습관적으로 하고 곧장 사진 보정을 하며 이 작업 후 곧바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습관을 포착한 뒤 만들어졌다. 서비스 출시 후에는 현지인들의 수요를 반영해 다른 나라보다 진한 화장 필터를 더 많이 집어넣었고, 현지 유명 뷰티블로거 5명의 화장법을 담은 필터도 추가해 호응을 끌어냈다.
태국 방콕에 거주하는 아라야 실라이라따나 씨(29·여)는 “최근 들어 태국에선 여성들이 예쁜 셀피(셀카)를 좀 더 많이 SNS에 올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룩스는 화장을 한 듯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필터가 많아 즐겨 사용한다”고 말했다.
○ 문화·산업까지 전파
베트남은 PC 게임 중 한국 게임 이용자가 약 14%에 달할 정도로 국내 게임 콘텐츠가 각광을 받는 나라다. 특히 2008년 1월 출시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는 2015년 3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0만 명을 기록하는 등 1위 게임에 자리매김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한국산이 인기다. 넷마블게임즈의 세븐나이츠 등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10위권 안에 들어 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는 태국 싱가포르에서 인기다.
넷마블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오토바이를 자동차보다 더 많아 탄다는 데 착안해 세븐나이츠 로고가 박힌 헬멧과 재킷을 입은 라이더들의 단체 이동 프로모션을 5월에 진행하기도 했다. 동남아시장에서 인기가 지속되자 넥슨은 태국 현지 게임 퍼블리셔(유통) 기업 iDDC를 인수하기도 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SW의 해외 사업을 지금보다 더 활성화시키려면 네이버의 라인과 같은 게임 플랫폼을 중소·중견 게임 업체들이 보다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