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첫 한국시리즈는 여기까지…NC 선수들이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8로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NC는 시리즈 전적 4전패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마산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장병수 전 롯데 자이언츠 사장이 2011년, 제9구단 NC 창단 이후를 예상하고 쏟아낸 발언을 다시 되돌아보면 절반은 어느 정도 맞췄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완전히 틀렸다.
장 전 사장은 NC의 창단이 속도를 냈던 2011년에 이어 kt가 창단된 2012년에도 리그 확대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주요 주장은 “한국프로스포츠 시장은 10개도 8개도 아닌 6개 구단이 적당하다”, “프로야구 모든 구단이 극심한 선수 부족에 시달리고 리그 수준이 저하될 것” 등이었다. 리그 확대에 관한 장 전 사장의 예상은 2016년 말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일정 부분 수긍이 간다. 그러나 “선수 60~70명을 확보해 2~3년 안에 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선수 1명 육성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고 했던 그의 2011년 1월의 발언은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틀렸다.
NC는 2013년 1군에 데뷔해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해는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데뷔했다. 1군 데뷔 4시즌 만에 이룬 값진 성과다. 반면 롯데는 2013년부터 5~7~8~8위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는 1999년으로 무려 17년이나 흘렀다.
그러나 NC는 빛나는 성적과 함께 사춘기 소년 같은 통제되지 않는 사건 사고 등 불안한 시스템도 함께 노출했다. NC 최고 경영진은 시즌 막바지 여러 사건을 겪은 가운데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은 풍만한 자신감에 외부 비판과 비평을 귀담아 듣지 않는 구단이라는 평도 따랐지만 시스템 개선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2017년을 앞둔 NC는 신흥명문과 사춘기 성장통의 갈림길에 선다. 한국시리즈 진출은 달콤한 성과지만 팀 전력이 갖고 있는 한계점도 절실히 확인했다. 단기간 큰 성공을 가져다 준 1등 공신 김경문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에 따라 팀의 운명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감독은 현장 시스템의 종합 컨트롤타워다. 감독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야구 현장에서는 ‘왜 NC 구단이 좋은 성적을 올린 시즌 중에 김 감독과 연장 계약을 발표하지 않나?’라는 의문이 계속 뒤따랐다. 이제 답을 말할 때다.
아울러 30대 후반 이상 주요 전력의 은퇴 이후를 준비할 때다. 세대교체에 실패하면 생각보다 빨리 상위권에서 이탈할 수 있다. 처음 창단할 때 약속한대로 빨리 창원시와 협의해 번듯한 전용훈련장 건설을 서둘러야 할 때다. 넓고 따뜻한 이천의 실내연습장에서 훈련하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한 두산 투수들을 더 이상 부러워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