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뒤로 숨지 않겠다”(5월 광주) 발언 이후 대선 행보를 해온 박 시장의 지지율은 ‘최순실 게이트’로 야당 후보들이 약진한 와중에도 답보 상태다. 전면적인 안전대책을 내놓았지만 스크린도어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경찰 살수차 소화전 사용을 불허해 공권력을 수호할 시장이 맞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공짜 등록금도 수혜자(서울시립대 학생)들로부터 거부당했다. 최근엔 측근 임종석 정무부시장까지 문재인 캠프로 가버려 이래저래 조급증이 날 만하다.
▷아마 박 시장이 이재명 성남시장 따라 배우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시장은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박 시장을 제친 것은 물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지지율까지 위협하고 있다. 박 시장이 꺼내든 ‘청년수당’도 이 시장이 원조다. 어제 박 시장이 촛불시위 참여를 선언한 것도 지난 주말 이 시장이 청계광장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에서 자극받은 것 아닐까. 수도 서울의 시장이 성남시장의 뒤를 한 발씩 쫓아가는 모습이 딱하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