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장보고기지 가는 한경석 의사
내년 12월까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일하게 된 가천대 길병원 소속 한경석 씨는 남극기지용 파카를 입고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길병원 제공
2일 가천대 길병원 소속 한경석 씨(62·외과 전문의)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그는 5일 출국해 내년 12월까지 남극 내륙에 위치한 장보고과학기지에 배치될 예정이다. 길병원은 1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극지연구소와 의료진 파견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당초 극지연구소는 의료진을 직접 채용했지만 열악한 환경, 경력 단절 등으로 의료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를 길병원에 맡겼다.
남극기지 파견 의료진은 장보고과학기지와 세종과학기지에 근무하는 대원 각각 50여 명의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 같은 병원 엄현돈 씨(45·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세종과학기지에 배치된다.
“외과 의사의 삶도 쉽진 않습니다. 계속되는 응급실. 수술…. 그럼에도 무언가 남을 돕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진해 병원에서 퇴임했습니다.”
이후 새로운 일을 찾던 그는 우연히 길병원의 구인공고를 접했다. 남극기지에 갈 전문의를 찾는다는 공고였다. 당시 길병원은 원내에서 남극에 갈 전문의를 공모했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고생길이 훤했기 때문이다.
남극은 기온이 낮고 건조한 데다 하루 중 해가 한 번도 뜨지 않는 극야 기간도 존재한다. 1년 중 외부 활동이 가능한 시기는 2, 3개월뿐이다. 더구나 파견 전문의는 1년 동안 대부분을 실내에서 생활하며 수십 명에 이르는 대원의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
이에 길병원은 외부 채용을 시작했고 한 씨를 6월에 선발한 것. 그는 “장보고기지는 거의 고립된 상태여서 10개월 동안 중환자 발생 시 상급의료기관에 보낼 수도 없다. 대부분의 진료를 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건 정말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갈수록 ‘도전’이란 단어가 사라지는데…. 젊은이들도 한계를 생각하지 말고 어려움에 도전하면 좋겠습니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