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더 키운 개각]경제 임종룡號 앞날은 리더십 논란 유일호 부총리 하차…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역할 못해
유 부총리는 2일 교체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튀니지 에너지광물장관과의 면담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하지 않은 채 직원들을 상대로 “신임 부총리가 올 때까지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당시 언론들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지나치게 ‘순둥이’가 아니냐고 지적하자 그는 “개혁 성공을 위해 백병전도 불사하겠다”며 강한 결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과열, 가계부채 등 주요 경제 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재임 기간 내내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오락가락 행보로 시장의 불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5월 말까지 낙관론을 펼치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없다”고 했다가 6월 들어 돌연 “추경이 필요하다”며 말을 바꿨다. 10월 초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방문 자리에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한국은행도 보조를 맞춰 달라는 뉘앙스를 풍겼다가 한은이 반발하자 “원론적인 발언”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틀 뒤 “재정은 쓸 만큼 다 써서 여력이 없다”고 말해 논란을 재점화했고, 기재부는 이를 진화하느라 진땀을 뺐다.
대국회 설득력이 부족했던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취임 초만 하더라도 재선 국회의원(서울 송파을) 출신의 유 부총리가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야당 협조 구하기에 소극적이었던 탓에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 활성화 법안과 노동 5법은 지금껏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