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7월 스포츠사업 활성화방안에 포함 문체부 관계자 “김종 급히 만들어”… 장씨, 발표 앞두고 영재센터 설립 K스포츠타운 위탁 운영 겨냥한듯
다시 구치소로… 2일 검찰의 추가 조사를 받은 최순실 씨가 서울구치소로 가는 호송차에 타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검찰은 이날 직권 남용과 사기 미수 혐의로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2일 “장 씨가 운영하는 영재센터와 차명회사 더스포츠엠이 장기적으로 K-스포츠 타운 운영을 겨냥해 세워졌다”며 “평창 겨울올림픽을 시작으로 ‘평창 특수’를 챙기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최 씨의 친언니 최순득 씨의 딸로 스포츠 사업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해당 시설은 최 씨와 연루 의혹을 받고 사퇴한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직접 지시했다는 문체부 내부 증언도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 해서 만든 정책”이라며 “스포츠산업 투자활성화 방안에 급히 포함시켰다”고 의원실에 증언했다.
문제는 김 전 차관이 기획한 K-스포츠 타운과 장 씨의 사업이 절묘하게 맞닿는다는 점이다. 장 씨는 정부 발표를 예상한 듯 지난해 6월 주도적으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설립하고 업무를 총괄했다. 올해 3월에는 영재센터 직원 명의로 더스포츠엠을 설립했다. 영재센터가 지원금을 받기 위해 문체부 산하 기관 등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우수한 체육 영재를 조기에 선발·관리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사업 목적으로 명시했다. 문체부가 K-스포츠 타운을 계획하며 표방한 ‘글로벌 스포츠 유망주를 발굴해 체계적으로 육성·홍보’와 똑같다. 더스포츠엠은 종합 스포츠 스쿨 운영과 스포츠매니지먼트 기능을 강조했다.
영재센터는 뚜렷한 실적이 없는 신생 단체지만 이미 문체부로부터 6억7000만 원의 예산을 따냈고, 더스포츠엠은 최 씨를 지원하기 위해 급조됐다는 의혹이 있는 K스포츠재단의 국제 행사 용역을 유치했다. 이 때문에 김태년 의원실은 최 씨와 김 전 차관, 그리고 장 씨로 이어지는 ‘검은 커넥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스포츠업계 관계자들은 “장 씨가 김 전 차관을 ‘판다 아저씨’로 부르는 등 친하게 지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장 씨의 차명회사 설립에 K스포츠재단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스포츠계에선 “K스포츠재단 전 이사인 이철원 연세대 교수가 더스포츠엠 설립에 깊이 관여했다. 이 교수가 더스포츠엠 이사로 이름을 올린 한모 씨(35)를 불러 ‘스포츠매니지먼트 업체를 크게 키우자’며 입사를 권유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연세대 출신은 영재센터에도 포진해 있다. 영재센터 회장인 전 스키 국가대표 허승욱 씨, 이사인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전이경 씨도 연세대 출신이다. 더스포츠엠은 소속 선수로 허 씨 이름을 올려두기도 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 교수는 “회사 설립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신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