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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새 12차례… ‘사고鐵’ 인천지하철 2호선 19분간 올스톱

입력 | 2016-11-03 03:00:00

선로전환기 연결 케이블 끊겨… 일부역은 2시간 넘어서야 복구
시험운행기간, 다른 경전철의 절반… 7월 개통 첫날에도 6차례 장애
시스템 불안정 여전… 시민 분통




 

인천지하철 2호선이 또 멈췄다. 이번에는 전 구간에 걸쳐 양방향 운행이 올스톱됐다. 7월 30일 개통한 인천지하철 2호선은 2일 현재까지 96일간 크고 작은 사고와 고장이 12차례나 발생해 승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6분경 인천지하철 2호선 서부여성회관역에서 신호기계실과 선로전환기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끊어졌다. 공사 측은 무인운전 시스템을 수동으로 전환했으나 복구가 늦어지면서 뒤따르는 열차의 운행이 차례로 지연됐다. 이로 인해 오후 2시 23분 전 구간 양방향 운행이 중단됐다. 27개 역 구간에서 18개 편성 36량의 열차가 멈춰선 것이다.

 오후 2시 42분 검단오류∼서구청, 주안∼운연역 등 일부 구간의 운행이 재개됐다.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된 지 약 19분 만이다. 그러나 후속 복구 작업이 지연되면서 가정역∼주안국가산단역까지 7개역 구간은 오후 4시 반경에야 운행이 정상화됐다. 전 구간 운행 중단 약 2시간 만이다. 승객 서모 씨(60)는 “인천시청역에서 승차해 주안국가산단역에 도착했는데 출발을 하지 않더니 ‘앞차 서행으로 운행을 못 하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며 “그 뒤로 30분가량 열차에 갇혀 있다가 승객들이 항의하자 문을 열어줘 겨우 내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교통공사는 “신호기계실과 선로전환기 사이 케이블이 끊어져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사고조사반이 확인 중이다”라고 밝혔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7월 30일 개통했다. 그러나 개통 첫날에만 전기공급 중단과 출력 장애, 신호 이상 등 6차례나 장애가 발생했다. 8월 7일에는 운연역에서 승객이 모두 내린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당시 인천교통공사는 사고가 아니라 모의훈련이라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들통 나면서 간부 2명이 직위해제됐다. 개통 후 지금까지 인천지하철 2호선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와 고장이 12건이나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인천지하철 2호선의 열차 운행 시스템이 여전히 불안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기관사 없이 무인시스템으로 운행된다. 그러나 개통 전 종합시험운행 기간은 67일에 불과했다. 김해경전철(135일)과 대구지하철 3호선(80일), 용인경전철(90일) 등 다른 무인경전철에 비해 시험운행 기간이 짧은 편이다. 개통 초기 인천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인천시가 개통일자를 먼저 정해 놓고 그 날짜에 맞춰 버스노선 개편까지 속전속결로 추진하다 보니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게다가 개통 100일도 안 돼 사고가 잇따르면서 요즘도 새벽시간에 열차를 운행하며 각종 시스템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일반시설물 점검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또 다른 안전사고 발생까지 우려되고 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7월 30일 운행을 시작했지만 시설물 준공은 10월 말에야 이뤄졌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인천지하철 2호선은 개통 과정부터 준비 부실, 인력 부족으로 잦은 고장이 우려됐다”며 “시스템 전반의 조사와 검증을 위한 민관합동 안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차준호 run-juno@donga.com /박희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