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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업체, 한국軍에 위조부품 대량납품 의혹

입력 | 2016-11-03 03:00:00

500MD 헬기 부품 등 114종… ‘美정부 조사착수’ 7월에 보고돼
軍당국, 4개월째 내용 공개안해




 미국의 한 군수업체가 한국 육군의 500MD 헬기 부품을 포함해 110여 개 위조부품을 한국군에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군 당국이 조사 중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해외 방산비리로 인한 다량의 위조부품 납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군 무기장비 부품 관리의 총체적 부실과 장비 오작동 우려 등 파장이 예상된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7월 주미 군수무관부(주미 국제계약지원단)는 미 군수업체인 M사가 육군의 500MD 헬기의 로터(프로펠러) 헤드 부품을 비롯해 114개 품목의 위조부품을 한국군에 납품했다는 의혹에 대해 방위사업청에 보고했다. 육군이 대전차 공격용으로 70여 대를 운용 중인 500MD 헬기는 생산된 지 40년이 다 된 노후 기종이다.

 주미 군수무관부는 M사가 관련 부품들을 임의 제작한 뒤 원제작사의 부품번호와 시리얼번호를 붙이는 수법으로 위조해 미국과 한국 정부에 납품했다는 의혹이 미국 내에서 제기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 군수업체인 C사가 이런 의혹을 최초 제기한 뒤 미 정부 당국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위조 의혹이 제기된 부품들은 M사가 2009∼2013년 방위사업청과 계약을 맺고 한국군에 납품한 품목들”이라고 말했다.

 주미 군수무관부가 미군 당국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결과 “미 국토안보부가 관련 의혹을 조사 중이고, 사실 여부가 확인되면 알려주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보고서에 명시됐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아울러 주한 군수무관부는 위조 의혹이 제기된 부품 목록을 방위사업청에 통보하면서 해당 군수사령부에 이상 유무를 조사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군 당국은 4개월이 넘도록 이런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관련 조사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위조 의혹이 제기된 부품들의 이상 유무와 위조 의혹의 진위에 대해 다각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관련 조사가 완료되면 그 결과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