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엔 68만원 vs 168만원… 고령화로 농촌 진료비 지출 늘어
지난해 전북 부안군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주민 1명이 각각 쓴 평균 병원비로, 격차가 146만 원에 이른다. 2009년 두 지역의 1인당 의료비는 각각 168만 원과 68만 원으로 차이가 100만 원이었다.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지역별 의료비 격차도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일 시군구별 건강보험 진료비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높은 농촌 지역의 1인당 진료비가 도시 지역보다 훨씬 많았다고 밝혔다. 1인당 진료비 지출이 컸던 지역은 전남 고흥군(229만 원), 전북 고창군(222만 원) 등으로, 고령자의 비율이 30% 안팎인 농촌에 몰려 있었다. 반면 경기 화성시(95만 원), 충남 계룡시(91만 원) 등 고령자 비율이 10% 미만인 곳은 1인당 진료비 지출도 적었다.
다만 유방암 환자의 비율은 서울 용산구(376명), 강남구(374명), 경기 성남시 분당구(376명) 등 도시 지역에서 높았다. 이는 유방암의 원인이 서구화된 식습관과 여성의 음주·흡연, 스트레스라는 의료계의 통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풀이된다.
환자가 거주지를 떠나 다른 지역의 병·의원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지역은 부산 강서구로, 이 지역 주민의 타 지역 병·의원 이용률은 75%에 달했다. 타 지역 병·의원 이용률이 낮은 지역은 대체로 제주(8.3%), 강원 강릉시(12.9%) 등 다른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었다. 서울 접근이 용이해진 강원 춘천시 주민들은 진료의 87.9%를 해당 지역 내에서 해결했다. 2009년 서울∼춘천고속도로와 2012년 ITX-청춘이 개통될 당시 제기됐던 ‘원정 진료 가속화’ 우려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