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3일 “기습 총리 임명은 정쟁유도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덮으려는 청와대의 꼼수로 보인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병준 신임 총리 후보자 내정에 심각한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여야가 합의에 의해 추천된 사람을 대통령이 지명하고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총리에게 어떠한 권한을 주고 어떻게 하겠다라고 했을 때 수습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봤고 그렇기 때문에 거국중립내각을 주장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대통령의 이런 일방적인 행태는 결국 이 사건을 대통령 주도하에 그냥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과연 야당에서 이것을 수용하겠는가. 오히려 들끓는 여론이라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에서 정병국 의원과 이정현 대표가 설전을 주고받는 등 신경전이 이어졌다. 정병국 의원은 “지도부 사퇴는 친박, 비박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단순한 당의 위기가 아닌 국가적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당지도부는 사임하고 비대위를 구성해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라고 이 대표의 사퇴를 권고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제가 무슨 도둑질한 것처럼, 뭔가 있는데 말씀 안하시는 것 같다. 있는 대로 이야기하시라. 내가 뭘 어떻게 했는지 말해 달라”며 맞섰다.
다시 정 의원 라디오 인터뷰.
그는 전날 이 대표의 반응에 대해 “공개적인 회의석상에서 그런 식의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 의도적으로 싸움으로 이끌려고 한 게 아닌가 싶다. 또 지금 청와대에서 하는 행태도 결국 극단적으로 치닫게 해서 이 상황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최순실 본질의 문제를 덮어보자는 하는 생각이 아닌가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