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꿀딴지곰의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게 된 조기자입니다.
오늘도 꿀딴지곰님을 모시고, 네이버 지식인에서 재미있게 물어본 질문을
보고 어떤 게임인지 맞춰보는 과정과 함께 해당 게임의 주변 지식을 샅샅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네이버 지식인 질문 원문]
한 6여 년 전에 했던 게임인데요, 문구사 앞에도 있고 오락실에도 있더라구요.
게임시작을 하면 막 길을 지나가다가 어떤 벽이 있습니다 그 벽에서 갑자기 흰색 옷을 입고
장미꽃을 입에 문 남자가 뛰어나와서 뭐라 뭐라 말을 합니다.
그리고 난 뒤에 게임 5개인가 6개가 그 남자 머리 위에 나오면서 막 돌아간다고 해야 되나..
암튼 그 돌아가는 게임 중에서 제가 키를 딱 눌러서 선택되는 거 게임하는 건데요.
그 게임들 중에 주사위 굴리는 거하고 굴러가는 드럼통에 있는 과녁 총으로 정확하게 맞추기 등등... 여러 개가 있는데 그걸 한 세 번인가 그 정도 깨면 갈 길을 계속 가는데 계속 가다 보면 아마 그 첫 번째 보스일거에요. 그 첫 번째 보스가 빨간색 옷을 입고 있었을 겁니다. 그 보스 깨는 방법이 키를 막 갈기면서 벽을 밀면서 보스 등 뒤에 있는 벽까지 매우 미는 건데 매우 갈겨야 되요..
배타고 지나가다가 스쿠버다이버가 갑자기 나와서 게임을 여러 개를 또 내놓고 또 깨면 지나 가고 하는 게임입니다 ... 여기까지 딱 생각이 나네요 이게임 제목 좀 알 수 있을까요?
원문링크 :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2&dirId=2&docId=144661059
[정답을 유추해보자!!]
조기자 : 흐음~ 딱 봐도 뭐랄까.. 여러 개의 게임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진행하는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풀어나가다 보면 보스전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네요. 총 맞추기도 은근히 있고.. 정답은 아니겠습니다만.. 불현듯 남코의 [포인트 블랭크] 생각이 나는데요? 딱콩딱콩 타격감이 돋보이던 게임 [포인트 블랭크] 말이죠~~
<총알이 피잉~ 포인트 블랭크다. (국내에 동명의 PC온라인 게임이 있으니 혼동하지 마세요.)>(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오우! 그 게임 저 짱 좋아하는디. >ㅂ< '포인트 블랭크'라면 남코의 재미있는 건슈팅 게임 시리즈 중 하나 아닙니까. 일판 이름은 '건블렛(간바레토)'이고.. 국내에서도 '건블렛'이라는 이름으로 오락실이나 플스1 게임으로 출시되었었죠. 조기자님은 북미판을 주로 즐기신듯요. 하하. 왜 그 게임이 생각나신 거죠?
<건블렛. 미션을 고르는 모드가 존재하는 점이 같다>(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일단 여러 게임 중에 미션을 고르는 형태도 그렇고, 보스전 처럼 전투를 하는 형태도 그렇고요. 무엇보다 게임을 여러 개 놓고 깨는 방식도 흡사해보이고.. 사실 질문 보고 바로 생각난 거죠 뭐.
딱히 깊게 생각해본 건 아닙니다. 힌트를 보다가 자연스레 비슷한 특징을 가진 게임들이 생각나기 마련이지 않습니까 하하.
꿀딴지곰 : 그럴듯한 의견이군요 ㅋㅋ 사실 '건블렛'도 비슷한 진행방식이기는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질문자 분이 '총을 들고 하는 게임'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보통 이런 질문은 질문자들의 의중을 파악해야 하는데, 건슈팅 게임은 명확히 총을 들고 한다고 말할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총을 쏘는 기억은 특별해서 잘 잊혀지지 않거든요. 왜 우리 어릴 적에 주윤발이 쌍권총 들고 열연했던 영화 '영웅본색'은 기억하시지 않습니까? 그만큼 강렬한 것이죠.
<과거 이 남자의 멋있음에 반하지 않은 자 있으랴!>(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미션형 게임이라 정겨운 건슈팅 게임을 한 번 떠올려봤네요. 갑자기 생각난 게임이 또 하나 있네요. '미드나잇 원더러스'!! 한국에서는 '쓰리원더스'라고 불리우던 게임이었는데.. 질문자 분의 답과는 거리가 좀 있겠지만, 3개의 게임이 있고 보스가 나오고.. 공통점이 많아서 갑자기 생각이 났어요. 어릴 적에 엄청 재미있게 했었거든요.
(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흐흐 그 게임도 당시 오락실에서 참 자주 보았던 게임이자, 캡콤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게임입니다. 당시 오락실 좀 다니고 오락기 위에 동전 좀 쌓아보신 분들 치고 이 게임 모르는 분 있을까요? 액션게임, 슈팅게임, 퍼즐게임! 이 3가지 게임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서 원제목이 '쓰리원더스'입니다. 세 게임 전부 완성도도 높고, 또 동전 100원으로 셋 중에 하나 선택해서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죠 ㅇㅂㅇ
조기자 : 그렇죠? 캡콤 특유의 타격감도 좋았고요. 개인적으로 액션과 슈팅은 많이 했는데..퍼즐 쪽은 잘 안해본 것 같습니다.
꿀딴지곰 : 그중에서도 횡스크롤 액션이었던 '미드나잇 원더러스'는 정답은 아니지만 정말 반가운 게임이고 갑자기 옛 생각이 나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옛날에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할 때면 서양 스타일의 그래픽과 콜라보된 듯한 특이한 세계관, 점성술사가 떠오르는 느낌의 특이한 몬스터 디자인에 감탄을 했었어요. 캐릭터 디자인과 그래픽을 보면 정말 독특하지 않습니까?
<금방이라도 주인공을 향해 달려들 것 같은 지구본 형태의 보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하지만 이 시간은 정답을 맞추는 시간이니까요. 질문자 분이 묻는 미니게임을 모아놓은 퍼즐액션류 또 생각나시는 거 없나요?
조기자 : 크~ 그럼 다른 걸 또 생각해볼까요? 오락실에서 많이 즐겼던 게임, '비시바시 챔프!!' 한 번 찍어봅니다~~
<옛날에 오락실에 한 대 쯤은 존재했던 '비시바시 챔프'>(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ㅋㅋㅋ 그 게임 얘기가 왜 안 나오나 했어요. 오락실에서 해봤던 미니 퍼즐 게임 모음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임이죠. '비시바시챔프' 시리즈는 언제 한 번 깊히 다뤄보고 싶은 게임인데, 이번에 소개가 되었네요. 하지만 사실 이 게임도 정답은 아닙니다. '비시바시챔프'라면 색상이 다른 커다란 반구형의 버튼 3개를 이용해서 게임을 한다는 내용이 나와야 하거든요.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두들긴단 말입니다!! (다다다다닥!!! >ㅂ<)
<이 버튼을 사정없이 두드릴때, 아케이드 게임센터 뒤에는 한참 구경꾼들이 모여들었었다..>(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비시바시챔프' 정말 정겹죠? 그런데 사실은 저도 중간에 질문할 때 대충 필이 온 게임은 있었어요. ‘과녘 맞추기, 빨간색 보스, 여러가지 게임 중 선택, 스쿠버다이버, 주사위 굴리기' 등을 유추해보니.. 정답이 슬슬 생각 나더군요.
꿀딴지곰 : 그렇죠! 일단 세부적으로 기억하시면 그만큼 답을 찾긴 쉬워집니다. 오락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임이었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선택형 미니 퍼즐 게임 아니겠습니까. 여자친구랑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그 게임 말이죠.
조기자 : 둘이서 경쟁하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음악도 신났고, 캐릭터도 둥글둥글 귀여웠던 느낌이 나던 바로 그 게임 시리즈~.
꿀딴지곰 : 정답은, '산도알'(Sando-R)입니다~! 1995년도에 세가에서 만든 오락실용 미니게임 모음 '산도알'. 북미판 제목은 Treasure Hunt이고 국내 명은 ‘보물을 찾아라’ 였지요.
(출처=게임동아)
일단 저 질문 중에 있는 힌트 중 핵심 키워드는 남자 머리 위에 게임 몇 가지가 나와서 돌아다니다가 골라서 게임을 진행한다는 부분과 첫 번째 보스와의 대전이 벽밀기 연타 부분입니다. 수많은 미니게임 모음형 게임이 있지만, 보스와의 벽밀기 연타는 이 게임 뿐이지요. 아주 핵심 힌트였습니다.
일단 미니게임 모음 스타일의 오락실 게임이 흔하진 않습니다. 아까 조기자님이 언급하신 '비시바시'류라 불리우는 게임처럼 대형버튼 3개로 진행되는 게임도 있지만, 이렇게 게임 3개 이상이 나와서 룰렛처럼 돌아가다가 고르는 게임은 오래 전부터 오락실 미니게임류로 정평이 나있는 세가의 '퍼즐 앤 액션' 시리즈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보통 '탄트알' 시리즈라고 불리우던 것들..
조기자 : 네. '탄트알'이라고 하면 오락실 미니게임 모음류의 시초인 게임이라고 기억해요. 하지만 종류가 워낙 많지 않았나요? 제 기억만 해도 3-4개는 되는 것 같은데요?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시리즈끼리 비슷해서 오히려 '탄트알' 종류 중에 어떤 녀석인지 찾는 게 더 어렵다면 어렵죠. 그런데, 오래 전에 출시된 시리즈인 '탄트알'과 '이치단트알'의 경우 보스전 개념이 없거든요. 그렇다면 정답은 결국 세가 ST-V 기판으로 발매된 '산도알'이 되는 것이죠.
<한국 정식 출시 명칭은 '보물을 찾아라'>(출처=게임동아)
'산도알' 이후에 출시된 마지막 시리즈인 대전 '탄트알 사싯스'(국내명 대전 산전수전)의 경우는 게임 스타일이 상대방과 일정금액의 돈을 걸고 미니게임 대전을 하는 방식으로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으니 정답이 아니구요.
조기자 : 헤~~ 정답은 이렇게 찾았습니다만, 이번 기회에 '탄트알' 시리즈를 싹 정리해보는 게 어떨까요? 사실 종류가 많아서 기대가 되거든요.
꿀딴지곰 : 아주~~좋습니다! ^^
[탄트알 시리즈를 싹 정리해보자!!]
(1) 퍼즐&액션 탄트알
1992년 세가에서 발매한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 [탄트알]은 사실상 아케이드 미니게임 장르의 시초라 불리울만한 게임입니다. 게임방식은 주인공인 탐정이 범인을 쫓아가며 중간 중간 등장하는 적들과 미니게임 대결을 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미니게임은 특정 할당량(노르마)을 해결해야 클리어 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지요.
<전설의 시작이랄까? 탄트알 글씨 위에 탐정들의 아이콘이 눈에 띈다.>(출처=게임동아)
<미니게임을 푸는 재미가 솔솔했다.>(출처=게임동아)
당시 액션게임과 슈팅게임 등이 대부분인 오락실에 가벼운 마음으로 잠깐 즐길 수 있는 파티게임 컨셉의 [탄트알]은 오락실 뒤쪽에서 손가락만 빨던 초보 게이머들을 끌어들였으며 심지어 남자들만의 전유물이라 생각되었던 오락실 게임기통에 여자분들을 살포시 앉힐 수 있었던 경쾌한 미니게임 계의 시조새가 되었죠 >_< (데이트하는 남녀를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이후 이 게임은 많은 미니게임 모음 류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포터블 게임으로 등장해서 히트를 친 닌텐도의 [메이드 인 와리오] 시리즈를 포함하여 스마트폰 게임 초창기에 인기를 끌던 가벼운 아케이드성 퍼즐류 게임에도 많은 아이디어와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죠.
<동글동글 윤기가 나는, 3D 흉내를 낸 그래픽이 정감있었다>(출처=게임동아)
또 [탄트알]에 등장하는 게임캐릭터 디자인은 세가의 인기 게임인 [보난자 브라더스]의 캐릭터들에게 탐정 옷을 입혀서 탐정물로 바꾼듯한 컨셉(홈즈와 왓슨)의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꽤나 귀엽고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지만 당시엔 3D로 만든 것 같이 참신한 디자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2(좌), 게임기어(가운데), 메가드라이브(우)>(출처=게임동아)
또 '탄트알'은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나름의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다양한 콘솔 게임기로 이식이 되었습니다. 그중 PS2 세가에이지스 버전은 기존 탄트알에 나머지 시리즈를 재조합한 리뉴얼 버전으로 게임과 그래픽도 새롭게 리뉴얼된 신버전 게임이어서 소장가치가 높지요.
(2) 이치단트알
1994년도에 세가에서 아케이드 게임센터 용으로 출시했습니다. [탄트알]과 같은 컨셉의 미니게임 모음 방식을 채택했으며 배경이 중세물로 바뀌었습니다.
<두근두근 거리는 타이틀 화면>(출처=게임동아)
<컨셉은 탄트알과 흡사하다. 미니게임 선택형태로 진행된다>(출처=게임동아)
주인공인 기사가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서 마왕의 부하들과 미니게임 대전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탄트알] 시리즈의 특징은 각 미니게임들의 스테이지마다 센스있는 제목이 목소리로 호명되는데 대부분 일본어로 된 말장난이라 아쉽게도 한국 유저분들이 그 부분을 즐기는 것은 어려웠지요. 게다가 한국판에서는 영어로 출력이 되어 대부분의 분들이 그런 사실을 모르시더군요.
<스틱과 버튼 한두 개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로 구성되어 있다.>(출처=게임동아)
<세가새턴(좌), 메가드라이브(가운데), 게임기어(우)>(출처=게임동아)
전작 [탄트알]에 이어 [이치 탄트알]도 많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다양한 기종으로 출시되는 것은 당연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게임기어판의 경우 당시의 열악한 성능과 액정화면임에도 나름대로의 충실한 이식도를 보여준 것으로 기억합니다.
(3) 산도알(2度あることはサンドア〜ル) / 국내명 : 보물을 찾아라
이번 1995년도에 출시된 [탄트알] 시리즈의 3번째 작품으로 ST-V기판용으로 제작되었으며 이후에 세가의 가정용 게임기 세가새턴으로 이식된 바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의 정답이 되는 게임이기도 하구요.
(출처=게임동아)
국내에서는 북미판을 베이스로 한국의 게임 제작사 데니암(Deniam)에서 발매하였는데, 한국판 제목은 [보물을 찾아라] 였습니다. 게임의 기본 룰은 전작들과 거의 동일하지만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며 게이머가 잘하면 할수록 난이도가 상승하는 부분도 같습니다.
(출처=게임동아)
전작들과의 큰 차이점이라면 각 스테이지마다 보스를 만나게 되는데 보스와 대전해야 하는 미니게임도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 있었네요.
<질문자분의 얘기에 나왔던 보스대전 장면. 이게임을 묻는 지식인 질문들을 보면 벽 밀기 등이 자주 언급되더군요.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모양입니다.>(출처=게임동아)
문제를 잘 풀고, 승리하면 커다란 망치로 보스를 내려치는 등 (물론 절대 잔인하진 않습니다. 귀엽습니다) 쾌감을 느낄 수 있었죠.
조금 더 첨부하자면, 앞서 [산도알]이 ST-V기판과 세가새턴으로 제작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기존의 게임들이 히트를 치면서 가정용으로 이식도 되고 동시에 국내 오락실에 한글판으로 정식 발매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한글로 된 게임을 오락실에 앉아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게 되었던 거죠. 친구들과 우정(이라 쓰고 우정파괴라 읽는)을 나눌 수 있던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 가정용 게임기 새턴으로 출시된 [산도알]. 패키지에 있는 모험가들의 모습이 늠름합니다(출처=게임동아)
또 앞서 언급했듯 아케이드 게임센터에는 ST-V 기판으로 출시되었습니다. ST-V는 세가새턴과 거의 동일한 스펙으로 출시되었는데요, 완성도 면에서 뛰어나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나름 히트를 친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세가새턴과의 차이점이라면 팩을 꼽는 것 정도에 약간의 메모리 업 정도였는데, 그런 점을 감안해보면 세가새턴의 경우 2D 그래픽 능력이 괴물 같아서, 당시 오락실 게임들과 비교해봐도 꿇리지 않는 정도의 성능을 자랑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꾸 능력도 안되는 녀석이 3D 게임을 탐하다가 망했다고 할 수 있지요. (라이벌인 플레이스테이션이 3D에 특화된 녀석이었고, 대세가 3D였으니 어쩔 수 없이 3D 게임을 내야했었겠죠. 아이러니한 건 처음 3D 붐을 이끈 건 다름아닌 세가라는 거 ㅡㅡ;;)
여기서 느끼는 점은? '사업 계획을 좀 잘 세워라..'전략의 차이가 미래를 결정한다' 같은 거라 할 수 있겠네요 하하. 개인적으로 세가팬이라서 더욱 안타깝네요.
(출처=게임동아)
ST-V 기판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왼쪽 상단에 팩을 꼽게 되어 있었죠. 아래 부분은 다른 기판 규격과 같은 잠마 규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게임동아)
ST-V용 산도알 팩입니다. 상가에서 구한 것인데, '보물을 찾아라'라고 정겹게 써있네요;
기판에다 이러한 팩을 꼽으면 세팅 끝입니다. 흡사 재믹스나 패미콤 팩처럼 꽂아서 실행되는 아케이드용 게임이라는게 신기했습니다.
이렇게 팩으로 만든 이유는 원가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있었겠고, 또 로딩을 없애고 원활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세가새턴은 당시 3-40만원 선이었고, ST-V 또한 팩을 포함하더라도 100만원 선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케이드 영업용 기판 치고는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팔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4) 탄트알 사싯스 / 국내명 : 대전!! 산전수전!
1998년도에 출시된 아케이드판 [탄트알] 시리즈의 마지막 시리즈로 기존 시리즈와 다르게 스토리대로 진행하며 적과 미니게임을 즐기는 게 아니라 특정 대전상대와 돈을 걸고 1:1로 미니게임 대전을 하는 방식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음성도 한글화가 되어 현지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한 게임이지요. 전작과 달리 북미 버전은 따로 출시가 되지 않았고 한국 버전과 일본 버전만 존재합니다.
<딱 봐도 현지화가 잘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은가! 스타트 버튼을 당장이라도 누르고 싶다>(출처=게임동아)
룰렛을 돌려서 미니게임을 고르지 않고 바로 하고 싶은 미니게임을 몇 번이고 선택이 가능하며, 2인 대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본격적인 미니게임 대전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었죠. 미니게임을 잘 풀어나가서 상대방의 소유금 1만 달러를 빼앗으면 다음 단계로 올라가고, 협력 플레이 같은 것 보다는 대전이 우선입니다.
상대적으로 전작들보다 미니게임의 가짓수가 적다는 점(총 13개)이 조금 아쉽습니다. 한국판 제목은 [대전 산전수전]으로 전작과 동일하게 데니암에서 유통했었습니다.(STV 팩 형태로 유통)
(출처=게임동아)
개인적으로는 왜 이런 그래픽 풍을 채택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탄트알' 시리즈 처럼 3D 렌더링 형태의 깔끔한 그래픽이었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픽에 부분적으로 3D를 도입했는데, 저퀄리티여서 시리즈 중에 그다지 정이 가지는 않더군요.
(출처=게임동아)
대전!! 산전수전!의 팩 모습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직도 대림상가 등지에서 싸게는 만원 정도 선에 구매할 수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을지로 4가 역으로 출발해보세요~.
자아, 이렇게 '탄트알' 시리즈를 싹 정리해보았습니다.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대로 끝내긴 다소 아쉬우니, 이제부터는 비슷한 미니 게임류 게임이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도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미니 게임류 게임들은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나름 오랫동안 현역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만큼, 이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이 조금이나마 추억을 떠올렸으면 좋겠네요.
[영향을 주었던 게임과 미니 게임류 게임들을 살펴보자!]
(1) 코나미의 비시바시 챔프 시리즈
앞서 언급했던 [비시바시 챔프]는 코나미에서 1996년도에 발매하여 최대 3인까지 모여서 즐겁게 대전하는 파티게임이며, 대형 3버튼 개념을 최초로 적용한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비시바시챔프가 출시되었다>(출처=게임동아)
<코믹한 연출이 가득하다.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갤러리를 불러모으기엔 아주 적합한 게임!>(출처=게임동아)
[탄트알]이 레버와 버튼으로 진행했던 반면 [비시바시]는 레버 없이 오로지 색깔이 다른 버튼 3개만으로 플레이 하게 되서 극도로 순발력이 필요한 게임에 집중하게 만들어줬죠.
오락실에서의 인기가 상당해서 이후 [슈퍼 비시바시 챔프], [하이퍼 비시바시 챔프], [그레이트 비시바시 챔프], [비시바시 챔프 온라인], 그리고 가장 최근에 출시(2009년)한 [더 비시바시]까지 다양한 시리즈로 미니게임 모음 류로서는 드물게 장수게임의 계보를 이어갔습니다. 외전격으로 [애니메이션 챔프]와 [샐러리맨 챔프], [미니모니] 시리즈(모닝구 무스메 캐릭터 게임)가 존재합니다.
* 실제 기판의 모습(출처=게임동아)
(출처=게임동아)
해외 유저들 중에서는 이렇게 아스트로시티 게임기를 개조해서 집에서 즐기는 유저도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도 향후 집에 여유가 된다면 한대 들여놓고 싶은 게임입니다. 접대용 게임으로 이만한 게임이 없거든요.
(2) 테크모의 간바레 긴군 - 액션 미니게임집
1995년에 테크모사에서 발매한 아케이드용 미니게임 모음으로 2인 동시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출처=게임동아)
[비시바시] 보다는 [탄트알]에 가까운 느낌의 미니게임들이며 무언가 상당히 괴스럽고 낙서같은 그래픽 덕분에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디자인 입니다.(개인적으로는 맘에 듭니다만 다분히 일본색의 이미지들도 가끔 등장하죠) 이런 괴스런 느낌들이 이후 닌텐도에서 제작한 [메이드 인 와리오]나 [리듬천국] 시리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드네요.
<얘기가 나온 김에 등장! 미니게임 형태로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게임 '메이드 인 와리오'. 게임보이어드밴스의 축복같은 게임 중 하나로 꼽을만 하다>(출처=게임동아)
<나아가 미니게임 형태는 '리듬천국'이라는 리듬 액션게임으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출처=게임동아)
(3) 빠샤빠샤
1997년도에 국내 제작사 동성에서 발매한 오락실용 게임입니다.
(출처=게임동아)
[비시바시]의 완전 아류작으로 보여지는 디자인 덕에 오락실에서는 굳이 찾아서 하진 않았습니다. 해외판 제목은 Got-Cha 입니다. 방식은 비시바시와 큰 차이 없으며, 단기간에 나온 것 치고는 완성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보고 있으면 씁쓸해지지요. 요즘 닌텐도의 '포켓몬 GO' 시리즈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뒤에 한국에서도 갑자기 다양한 ****GO 시리즈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는 느낌입니다.
(4) 컴온베이비
2000년도에 국내 제작사 EXPotato에서 발매한 오락실용 게임입니다. [비시바시]와 비슷한 대형 3버튼 캐비넷을 사용하는데 차이가 있다면 레버가 존재하고 최대 2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출처=게임동아)
기존 미니게임들과 다르게 그래픽이 3D이며, 게임 내용은 귀여운 아기들이 나와서 미니게임 대전을 펼치는데 미니게임의 종류는 12가지 정도입니다. 달리기, 기어오르기 등 스포츠 게임을 표방했는데요,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은 아이들끼리 대전하는 뺨 때리기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뺨을 때리는 모습이 잔인할 것 같지만 아이들이라 그런지 그 모습을 보면 웃음이 터집니다. 제법 게임성이 높아서 연인들끼리 즐겨하는 모습이 많이 연출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PS2로도 출시되었고, 뺨때리기만 별도로 스마트폰 게임으로 출시되기도 했지요. 국내 미니게임류 게임 중에서는 아직도 현역 오락실에서 볼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버전으로 출시되기도 했었구요.
(출처=게임동아)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버전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버전은 온라인 대전이 가능했고, 블루투스로 대전 지원을 하여 옆에 있는 친구와 빠른 대전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미션과 보상 , 랭킹 시스템은 기본 , 페이스북 연동까지 다 되도록 엑스포테이토 측에서 신경을 많이 썼던 게임입니다.
(5) 오피스 여인천하
2001년도에 국내 게임 제작사 단비(Danbi)시스템에서 발매한 아케이드용 미니게임모음 입니다. 2002년도에는 PC판으로도 발매되었으며 게임방식은 코나미사의 [비시바시 챔프] 시리즈와 거의 동일 (3버튼 플레이) 합니다.
(출처=게임동아)
캐릭터 컨셉은 여자 회사원(오피스 레이디)이 등장하여 석세스에서 개발하고 코나미사에서 발매했던 [샐러리맨 챔프]의 여자버전이라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몇몇 BGM(게임설명 BGM)은 완전히 동일하며 [샐러리맨 챔프]의 일부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다 쓴 예도 있습니다. 이후 코나미에 의해서 법적 소송에 휘말렸다고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오피스 여인천하(좌)와 샐러리맨 챔프(우)의 각 스테이지 시작화면(출처=게임동아)
*오피스 여인천하(좌)의 일부 게임에는 샐러리맨 챔프(우)의 주인공 캐릭터가 그대로 등장한다.(출처=게임동아)
(6) 보난자 브라더스
마지막으로 알아볼 게임은, 미니게임류 게임은 아니지만, '탄트알' 시리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게임이 바로 '보난자 브라더스' 입니다. 1990년도에 출시된 이 게임은 홀이와 뚱이 같은 두 캐릭터가 도둑이라는 설정으로, 잠입절도(?) 게임 장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2인조 도둑이 되어 경찰을 기절시키기도 하고, 고가의 물건을 훔쳐 탈출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말 깔끔한 게임화면. 1990년 당시에 오락실에서 처음보고 놀라서 멍하니 쳐다보던 기억이 난다.>(출처=게임동아)
'보난자 브라더스'는 당시로써는 획기적으로 수평주파수 24KHz (EGA급) 게임으로, 해상도(496*384)가 높아 고화질 모니터를 써야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기존의 게임들은 대부분 15KHz(320*240) 해상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훨씬 높은 해상도로 인해 선명한 그래픽을 감상할 수 있었죠.
*시스템24로 개발된 '보난자 브라더스'. 고해상도를 구현했다. 디스크 드라이브가(우측 아래) 존재하고 매우 다루기 어려운 기판이다.(사진은 자넷님 블로그)출처=게임동아)
그리고 화면이 분할되어 두 유저가 협력해서 플레이하는 점이 돋보였고, 나미키 코이치가 담당한 BGM도 꽤 인기 요소였습니다. 캐릭터나 배경 모두에 3D효과가 나도록 윤기를 주는 등 새로운 그래픽 컨셉 또한 이 시리즈에서 확정지었는데요, 이렇게 3D 느낌이 나는 그래픽, 뚱뚱이와 날씬이, 도둑이라는 배경, 협력 플레이 등은 모두 '탄트알' 시리즈에 그대로 계승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결국 제작사인 세가에서는 '보난자 부르스'를 시작으로 '탄트알'로 생명을 이어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게임 시리즈가 잔뜩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보지만, 아케이드 게임센터가 전세계적으로 움츠러들고 있는 추세여서 힘들 것 같네요.
자아, 오늘도 이렇게 [탄트알] 시리즈와 함께 영향을 준 게임과 미니게임류 게임까지 한꺼번에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혹시나 이 게임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 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꿀딴지곰 소개 :
(출처=게임동아)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http://blog.naver.com/valmoonk) 운영중
조기자 소개 :
(출처=게임동아)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다.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이게라우'로 불리우는 진성 매니아이기도 하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