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급성장하는 패션시장을 잡기 위한 한류 디자이너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매년 3월과 10월, 두 차례씩 열리는 차이나패션위크에서 뉴욕 패션쇼를 진행한 중견 디자이너와 중국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신진 디자이너 5명이 손을 잡고 K패션을 알리고 돌아온 것. 이주영, 강진주, 고태용, 김영균, 김진선 디자이너가 그 주인공이다.
사진=차이나패션위크
차이나패션위크에 참가한 5명의 디자이너들은 지난 2일까지 진행된 차이나패션위크 행사에서 그룹패션쇼를 열고, 중국의 이태원거리로 통하는 산리툰에 있는 타이쿨리 쇼핑몰에 ‘K패션프로젝트 인 베이징 팝업 스토어’도 공동 운영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 입점에도 성공했다.
백덕현 패션산업연구원장은 “과거 우리 패션업체들은 한국에서 팔던 의류를 들고 중국에 와서 팔려고 했다”며 “중국을 잘 아는 디자이너와 연예인들의 협업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첫 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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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넘버텐세븐(no.10/7)대표 디자이너는 “중국만을 위한 브랜드를 만들었다. 시아준수와 함께 중국 패션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고 싶다”면서 “2005년에 론칭한 남성정장 레주렉션을 통해 2년 전부터 중국 시장을 노크해왔지만 제대로 하기 위해 올 3월 중국만을 겨냥한 넘버텐세븐을 만들었다.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스포티함을 추구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광저우에 상설 쇼룸도 개설했다는 이 디자이너는 “3~4개 중국 의류업체들이 벌써 접촉해오고 넘버파이브세븐이라는 짝퉁까지 등장할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길게 보고 사업을 같이 할 좋은 중국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차이나패션위크
고태용 비욘드클로젯(Beyond Closet) 대표 디자이너는 “중국에도 잘 알려진 패션모델 장기용과 협업한 비욘드클로젯 제품을 이번 패션쇼에 선보인 것을 계기로 중국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모델 김기범과 협업으로 이번 패션쇼 작품을 선보인 김영균 티키(Tiki) 대표 디자이너는 “2012년 론칭한 브랜드이지만 중국 무대는 처음”이라며 “글로벌 스트리트 컨셉으로 개성이 강한 포인트를 활용해 중국의 20~30대를 잡겠다”고 밝혔다.
사진=차이나패션위크
패션컨설팅업체 한글로벌어소시에이츠 한영아 대표는 “차이나패션위크에 한국 디자이너들이 패션쇼를 연 경우는 적지 않지만 이렇게 단체로 초청을 받아 그룹 패션쇼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아닷컴 변주영 기자 realist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