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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대 ‘지자체 곳간’ 관리 금융기관 확정

입력 | 2016-11-04 03:00:00

부산시 ‘제1금고’ 부산은행 선정
제2금고는 KB국민銀에 돌아가… 울산시-경남道도 금융기관 확정




부산은행은 최근 2017∼2020년까지 연간 예치금 8조 원 규모의 부산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는 제1금고에 선정됐다. 2001년부터 부산시 제1금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은행 사옥. 부산은행 제공

 수조 원 지방 살림살이의 곳간 역할을 할 금융기관이 확정됐다. 부산시와 울산시, 경남도는 최근 예산과 기금 등을 관리하는 ‘금고’를 각각 확정해 발표했다.

 부산시는 8월과 지난달 두 차례 금고 지정 공고를 낸 뒤 최근 심의위원회를 열고 2017∼2020년 시의 예산을 관리할 제1금고에 부산은행을, 제2금고에 KB국민은행을 각각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연간 예치금 8조 원 규모인 제1금고는 현재 지정 은행인 부산은행이 단독 신청했다. 예치금 3조 원 규모인 제2금고는 NH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이 신청을 했으나 2012년 국민은행에 부금고를 빼앗긴 농협은 탈환에 실패했다. 부산은행은 2001년부터 부산시 제1금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위원회는 신청 은행의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 시민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 능력, 지역사회 기여도, 공공예금 금리, 자치단체와의 협력사업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부산의 1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올해 금고 약정 기한이 끝나는 중구와 서구, 해운대구, 금정구, 연제구, 수영구, 사상구 등 7곳에서도 유치전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진구와 남구, 북구 등 3곳은 최근 제1금고에 부산은행을, 제2금고에 농협을 각각 선정했다. 부산은행이 주금고를 맡고 있는 수영구에는 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내 관심을 끌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내년부터 2019년까지 살림살이를 관리할 제1금고에 경남은행을, 제2금고에 농협을 각각 선정했다. 경남은행은 일반회계와 기타특별회계 및 기금을, 농협은 상하수도사업 및 지역개발기금특별회계와 농어촌육성기금을 각각 담당한다.

 올해 경남은행은 2조8153억 원(82.9%), 농협은 5819억 원(17.1%) 등 3조3972억 원의 시 예산을 취급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1981년부터, 농협은 1995년부터 울산시의 1, 2금고를 각각 맡아오고 있다. 이들 은행은 올해 실시한 두 차례 공개경쟁 입찰에 모두 단독으로 응찰했다. 울산시 금고 지정 및 운영 규칙에는 ‘1, 2차 공개경쟁 입찰에서 1개 금융기관만 참여한 경우 수의 방법으로 시 금고를 지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경남도는 3일 “제1금고는 농협을, 제2금고는 경남은행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금융기관은 내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도의 각종 예산과 회계를 담당한다.

 제1금고는 일반회계와 농어촌진흥기금 투자유치진흥기금 등 5개 기금을 맡는다. 제2금고는 공기업특별회계 등 5개 특별회계를 맡는다. 지금까지 제1금고는 일반회계와 농어촌진흥기금을 담당했다. 제2금고는 공기업특별회계 등 5개 특별회계와 투자유치진흥기금 등 4개 기금을 관리했다. 예산 규모는 올해 기준으로 제1금고는 6조7000억 원, 제2금고는 1조4430억 원이다.

 경남도 금고는 오랫동안 농협과 경남은행이 제1, 2금고를 양분해 왔다. 그러나 경남은행이 BNK금융그룹으로 인수된 후인 2014년 10월부터는 농협이 제1, 2금고를 도맡았다.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는 “BNK금융은 65%가 해외 자본이므로 (경남은행을) 지역 은행으로 취급해 줄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금고 계약을 해지했다. 그동안 농협은 도 금고를 지키기 위해, 경남은행은 실지 회복을 목적으로 치열하게 다퉜다. 이 과정에서 과잉 경쟁으로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정재락·강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