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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分黨은 안되지만 각오는 해야”

입력 | 2016-11-04 03:00:00

[국정 어디로/4일 대통령 담화]與 분열 심화… 비박 “개각 철회” 친박 “난국돌파 카드”
이정현 “지금은 戰時” 사퇴 일축… 중앙위 “대권 눈먼 인사들 분열 야기”
4일 대통령 담화 비박요구 반영땐 오후 의총서 내홍 수습 가능성도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국 혼란의 수습책을 놓고 내홍에 빠진 새누리당은 4일로 예고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박(비박근혜) 진영은 그간 수습의 첫 단계로 박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수사 협조를 꼽아 왔다. 그런 만큼 담화 내용에 따라 이날 오후 열릴 의원총회를 거쳐 새누리당의 내홍이 수습이냐, 더 큰 내홍이냐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3일에도 박 대통령이 던진 ‘김병준 카드’를 놓고 분열된 모습이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준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책임 총리로 내각을 구성해 국내 문제들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무성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당의 큰 선배님들이 후배 대표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당내 거물들을 향해 사퇴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전시(戰時) 같은 상황”이라며 “개인적으론 청와대의 개각 발표가 오히려 늦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개각 철회 요구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전한 셈이다.

 그러나 비박 진영은 박 대통령에게 개각 철회를 요구하면서 당 지도부 및 친박계를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정병국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야당이 최순실에게 부역한 사람과 대화할 수 없다고 한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분당 가능성에는 “거기까지 가선 안 되지만 그런 각오를 갖고 싸워야 한다”고 했다. 김성태 의원도 “측근 세력들이 자성하고 국민에게 사죄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은 그냥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새누리당 중앙위원회는 “여당 내부에서도 대권에 눈이 어두운 일부 인사들이 당 지도부 퇴진을 외쳐대며 당의 분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친박계는 “당원들의 진심이 반영됐다”며 환영했지만 비박 진영에선 “지도부 입김으로 발표된 ‘친박 문서’”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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