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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파워기업]세계 첫 ‘삼각 샤프트’ 개발… 美-日등 유명 골프용품사와 특허 계약

입력 | 2016-11-07 03:00:00

<44> 다코다골프




울산 울주군 두서면 다코다골프㈜ 정병천 대표가 골프 클럽 샤프트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원통형인 골프 클럽 샤프트를 세계 최초로 삼각형으로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울주군 두서면의 야트막한 산 중턱.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멈춰 섰지만 공장이라고 여길 만한 건물이 보이지 않아 회사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평범한 가정집이 모여 있는 시골에서 골프 연습용 그물망이 보이는 집이 눈에 띄었다. 잔디 정원을 지나 창고 몇 채로 이뤄진 건물로 들어가 보니 건물 벽에 ‘DaCoDa’라는 상호가 보였다.

 이곳은 세계 최초로 삼각 샤프트를 개발해 특허를 받은 다코다 골프 용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건물 안에는 생산 중인 골프용품이 쌓여 있었다.

 다코다골프㈜의 전신은 낚싯대 전문 생산업체인 일신공업㈜이다. 낚싯대 생산 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다 1997년 12월 골프회사로 변신했다.

 이 회사 정병천 대표(55)는 “외국산 용품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골프용품 시장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각자 골퍼의 체형에 맞는 세계 최고의 골프용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회사를 바꿨다”고 말했다.

 낚싯대를 만들면서 쌓은 경험이 큰 힘이 됐다. 골프 클럽에서 비중이 큰 샤프트 생산에 자신이 있었다. 회사 이름도 ‘다 코리아 제품이다’라는 뜻을 담아 ‘다코다(DaKoDa)’로 정했다. 2013년 8월에는 상호를 ‘DaCoDa’로 바꿨다.

 다코다골프는 국내에서 출시되는 유명 골프 제품 대부분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중국과 동남아에서 생산하는 것과는 달리 울산의 자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 창고에 쌓여 있는 골프 클럽 샤프트도 이곳에서 생산한 것이다.

 13가지 실험을 거쳐 헤드 무게중심 분배를 클럽마다 조절해 출시하기 때문에 고객의 체형에 맞는 골프채를 선택할 수 있다.

 이 회사는 2005년 2월 원통형인 골프 클럽 샤프트를 삼각형으로 개발하면서 세계 골프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샤프트는 2005년 7월 미국골프협회(USGA) 인증을 받은 데 이어 미국과 일본, 호주의 유명 골프용품사와 특허 계약을 체결했다. 2006년 10월에는 국내 특허도 받았다.

 정 대표는 “이 분야에서는 기술 개발만이 유일한 살길이다. 한국에 골프 클럽 샤프트 만드는 회사가 수백 개 있지만 외국과 똑같은 형태로 만드는 업체는 수명이 짧았다”고 말했다.

 다코다가 개발한 삼각 샤프트는 원통형의 샤프트에 3개의 탄성바를 결합해 삼각형으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뒤틀림 현상을 억제해 방향성과 정교함을 강화했다.

 특히 샤프트 중간 부분에 내장된 3개의 고강도 탄성바는 스윙 에너지를 손실 없이 클럽 헤드에 전달하고 타격점을 넓게 해 방향성이 탁월하다. 또 탄성이 오랫동안 유지돼 원통형 샤프트에 비해 비거리가 20, 30야드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골프 칼럼니스트인 오정희 프로는 “삼각 샤프트는 샤프트의 가장 강한 면을 찾아 타깃 방향(클럽 페이스 방향)으로 장착하고 비틀림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방향성과 비거리가 탁월하다”고 밝혔다.

 다코다의 맞춤형 골프 클럽은 해외 유명 골프 클럽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성능을 알고 있는 골프 팬들에게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다코다는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골프박람회에 참가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지난달 20∼23일 서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서 열린 ‘2016 더 골프 쇼 인 서울’에서는 6각 드라이버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여억 원에 달했다.

 정 대표는 “골프 클럽은 한순간이라도 기술개발을 소홀히 하면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한다”며 “브랜드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아직은 외국산에 비해 적게 팔리지만 꾸준한 기술개발로 세계 유명 골프 클럽과 당당히 맞서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