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모티콘 시장 급속 성장 디자이너가 자유롭게 판매가능… 캐릭터 상품으로도 만들어져
메신저에서 대화를 지원하기 위해 선보인 캐릭터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라인과 카카오는 이들의 ‘후속 캐릭터’를 만드는 것을 넘어 외부 디자이너들과 제휴를 맺는 전략으로 메신저를 캐릭터 사업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올해 1월 카카오가 ‘라이언’을 선보이며 시작됐다. 카카오는 라이언을 디자인하고 콘셉트를 잡는 데 1년이 넘는 시간을 쓸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에 질세라 라인은 3월 브라운의 여동생 ‘초코’를 선보였다. 라인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캐릭터에 대한 국내외 인기가 높았고, 특히 일본 이용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내 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와 ‘초코’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라인은 ‘크리에이터스 스티커’를 통해 제휴를 맺지 않은 디자이너들도 이모티콘을 제작해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가격도 120엔(약 1340원)부터 디자이너들이 직접 책정할 수 있다. 라인 관계자는 “누구나 이모티콘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오픈 마켓이기 때문에 폭력성, 선전성 등을 기준으로 최소한의 필터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확장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모티콘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라인은 지난해 모바일 이모티콘 매출이 3000억 원이 넘었다. 2014년 대비 20% 늘어난 금액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누적 구매자 수는 2012년 280만 명에서 지난해에는 1000만 명으로 늘었다.
플랫폼 확장은 이모티콘 디자이너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작품을 알리고 돈도 벌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토끼 모양 이모티콘 ‘몰랑’은 2012년 카카오톡에 이모티콘으로 출시된 후 큰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까지 열었다. 윤혜지 몰랑 디자이너는 “이모티콘으로 출시된 후 인지도가 확 높아졌다”며 “개별 디자이너들이 이모티콘을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